
클래식 음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가 올해의 클래식 명반 최종 리스트를 발표했다. 11개 부문의 총 33개 앨범이 최종 후보로 선별됐다. 지난해 그라모폰 어워즈에서 데뷔와 동시에 2관왕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었던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올해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영국의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에 따르면, 성악, 기악, 협주곡, 실내악, 현대음악, 오케스트라, 오페라 등 11개 부문에서 각 3개 앨범이 최종 후보로 올랐다. 그라모폰 어워즈는 1977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음반상으로, 영화로 치면 오스카상에 비견된다. 레코딩 업계의 관계자, 음악 평론가 등이 매해 전세계에서 출시되는 클래식 음반 중 최고작을 선정한다.
피아노, 섬세한 감성과 낭만

올해 피아노 부분은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의 브람스와 슈베르트의 해석을 담은 앨범, 사스키아 조르지니의 드뷔시, 그리고 앤드레이 구그닌의 그리그 앨범이 삼파전을 펼친다. 세 작품 모두 화려한 기교보단 세밀한 감정표현에서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 1997년생인 캉토로프는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최초로 우승한 프랑스 피아니스트로 이번 브람스와 슈베르트 곡 해석에서 특유의 섬세한 감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콩쿠르 우승자인 사스키아 조르지니의 드뷔시 앨범과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레이 구그닌의 그리그 앨범도 쟁쟁한 경쟁자다.

기악 부문은 프랑스 첼리스트 장기엔 케라스의 바흐 첼로 모음곡이 후보에 올랐다. 장기엔 케라스는 최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 엔딩곡인 '르 바디나주(Le Badinage)'를 직접 연주한 세계 최고 수준의 첼리스트다. 스페인 그라나다 출신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두에나스의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 앨범도 나란히 후보에 올랐다. 비올리스트 티모시 리다우트의 텔레만, 바흐, 브리튼 모음곡집도 또다른 경쟁작이다.

실내악, 거장들의 독일 작곡가 삼파전
실내악 부문은 브람스, 슈베르트, 멘델스존의 3파전이다. 그리고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등 세계 최고 실력의 거장들이 승부를 겨룬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거장'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참여한 브람스 피아노 4중주 앨범. 도이치 그라모폰이 발매, 짐머만 특유의 치밀하면서도 자유로운 해석이 브람스의 내적 격정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부문에는 슈베르트 현악 4중주(타카치 콰르텟)와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조슈아 벨 트리오) 앨범이 이름을 올렸다. 타카치 콰르텟은 세계 최고의 현악 실내악단으로 꼽히며, 조슈아 벨 트리오도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세계 최고의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 피아니스트 제레미 덴크가 함께하는 최정상급 트리오다.

혐주곡 분야는 노르웨이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의 엘가 바이올린 협주곡, 런던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티페트 피아노 협주곡 2번, 그리고 스웨덴 실내악 오케스트라의 브론사르트와 헨셀트 피아노 협주곡 앨범이 후보에 올랐다. 엘가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무대에 잘 오르지 않는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케스트라, 독창적인 작품
오케스트라 부문 최종 후보에는 브리튼, 에네스쿠, 쿠르트 바일의 독창적인 작품들이 선정됐다.
카춘 웡이 지휘한 할레 오케스트라의 브리튼 ‘The Prince of the Pagodas’는 이국적인 색채와 세련된 리듬 해석으로 주목받았다. 루마니아 출신 세계적 지휘자 크리스티안 마첼라루가 이끄는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의 에네스쿠 앨범, 독일의 여성 지휘자 요아나 말비츠가 지휘한 쿠르트 바일 앨범도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외 부문의 올해 최종 후보작들의 스펙트럼은 폭넓다. 신작 오페라, 20세기 중반 이후 현대음악까지 두루 후보에 올랐다. 그라모폰은 “최종 후보는 단순히 ‘올해의 좋은 음반’의 목록이 아니라, 오늘날 클래식 음악계가 전통과 새로운 시도의 어디쯤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좌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2025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최종 수상작은 각 분야별로 1개 앨범을 선정하며, 오는 10월 15일 발표된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