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두나무 간 통합 논의가 이례적인 건 기업가치와 성장성 측면에서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을 크게 웃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포괄적 주식교환이 이뤄지면 두나무 대주주(25.5%)인 송치형 회장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율이 75%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송 회장 측에 별도의 지분 확보 옵션과 경영 전권을 보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두나무를 계열로 편입하는 소식이 알려진 후 네이버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1.40% 급등한 2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두나무는 장외시장에서 11.3% 하락한 30만6000원에 마감했다. 양사의 포괄적 주식 교환 과정에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과소 평가되고 네이버파이낸셜의 가치는 높게 평가될 것을 우려한 시장의 반응이 주가 희비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열기를 찾으며 시가총액 12조원 수준으로 몸값이 뛰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미래에셋그룹으로부터 7992억원을 투자받는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2조7000억원으로 책정된 뒤 가치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포괄적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두나무 주주들은 교환 비율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 신주를 받게 된다. 양사의 기업가치 차이가 반영되면 네이버파이낸셜 주주들의 지분 희석은 불가피하다. 송 회장(지분율 약 25.5%)과 김형년 부회장(13.1%) 등 기존 두나무 주주들은 신주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상당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양측은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에 편입하는 전제하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 단일 최대주주를 유지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일부 주주가 연합하면 네이버를 제치고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구도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양사 간 협상은 이 같은 지분율 조정과 가치평가를 놓고 서로 의견이 달라 수차례 무산됐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단일 최대주주를 유지하는 대신 주주 간 계약 등을 통해 송 회장에게 실질적으로 경영상 전권을 보장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