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캔과 포장지를 가방에 가득 채워 넣고선 한국인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섬나라를 쏘다니는 상사맨이 있다. 참치 통조림 캔 포장재 수출을 담당하는 이영택 동원시스템즈 해외사업1부 과장(39·사진)이다.해외 영업을 담당하는 그는 매일 두려움과 불확실성에 맞서고 있다. 현지인들을 만나 동원 참치캔과 포장재 기술력을 알리는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2023년 동원시스템즈에 합류한 그는 동남아, 오세아니아·태평양 연안,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필리핀, 몰디브 등 20개 이상의 개발도상국을 다니며 영업 성과를 올렸다.
이들 국가는 유통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해 캔 및 포장재가 중요하다. 동원시스템즈는 캔 자체에 안전한 도료를 사용해 고해상도로 인쇄하는 기술과 포장재 특수 필름 기술 등에서 앞서 있다. 이 과장은 “이들 국가에서 참치를 잡아 유럽 등에 수출하려면 높은 포장재 규정을 맞춰야 하는데 동원의 포장 기술을 사용하면 이 규정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관계자와 함께 어울리고 마을 경조사까지 챙겨가며 현지 기업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
최근엔 무기가 하나 더 생겼다. 세계 곳곳으로 퍼진 K컬처다. 그는 “동남아의 여성 관리자들은 한국 문화를 대부분 좋아한다”며 “한국으로 초청해 공장 견학과 문화 체험을 시켜주며 영업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원시스템즈는 1조3343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 중 소재 부문 매출의 40%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 캔 수출액은 1158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 과장과 같은 상사맨이 여권에 빈칸이 안 보일 만큼 해외 곳곳을 다니며 달성한 성과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