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4일 15: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법정관리) 신청으로 논란을 빚은 MBK파트너스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MBK는 24일 홈플러스에 최대 2000억원을 증여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책임 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MBK는 홈플러스 회생과 관련해 "국민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기업의 대주주로서 무거운 책무를 온전히 다하지 못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며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MBK의 사과문 발표는 지난 3월 중순 언론사 광고 형태의 대국민 사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MBK는 "이미 2조5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무상 소각 결정을 했고 홈플러스에 3000억원의 재정 지원을 집행하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께 드린 상처와 실망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추가적인 재정 지원 계획도 내놨다.
MBK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인가 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대 2000억원을 증여할 예정이다. 재원은 향후 MBK가 얻게 될 수익 중 일부를 활용해 마련된다. MBK는 "회생·워크아웃 사례 중 대주주가 기업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병주 MBK 회장은 소상공인 거래처에 대한 채무 변제를 돕고자 사재 400억원을 홈플러스에 증여했고, 600억원의 대출 지급 보증을 섰다. 이와 별도로 MBK가 홈플러스 차입금에 대해 제공한 보증과 납부 중인 연체 이자를 모두 더하면 2000억원에 달한다.
공공정책과 산업 현장을 경험한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MBK 파트너스 사회적 책임 위원회'도 설립한다. 사회적책임위원회는 MBK의 투자활동을 검토하며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투자 이후에도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하게 된다. MBK는 "외부 전문가의 감시와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국민과 투자자께 더욱 투명하게 다가서며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MBK의 사과문은 지난 19일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MBK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간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이후 닷새 만에 나왔다. 이 자리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홈플러스 사태 해결'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 중앙부처 공무원들도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MBK는 홈플러스에 대해 추가적인 재정 지원 계획을 내놓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약속 이행에 나서면서 정부 주도의 홈플러스 M&A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