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야권이 일제히 반발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서 "집권당 대표의 '대법원장이 뭐라고? 발언은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른 권력 오만"이라며 "헌법이 보장한 삼권분립을 짓밟고 사법부 독립을 흔드는 망나니 식 칼춤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가의 안정과 법치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이 폭언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사유물로 착각한 행태"라며 "헌법 위에 선 권력은 없다. 민주당은 즉각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오만이 도를 넘었다"고 썼다. 한지아 의원은 페이스북에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민주당 대표, 독당 체제의 시동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김연주 전 대변인은 "대법원장은 '뭐' 맞다"고 했고,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오만함이 하늘을 찌른다"며 "압도적 다수당 됐고, 국민의힘은 헛발질해대고, 이젠 뭐든 본인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시냐"고 비판했다.
앞서 정 대표는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은 이승만 대통령도 쫓아냈고, 박정희 유신 독재와 싸웠고, 광주 학살 전두환·노태우도 감옥 보냈고, 부정·비리 이명박도 감옥에 보냈고, 국정 농단 박근혜, 내란 사태 윤석열도 탄핵했다"며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고 적었다.
정 대표의 발언은 자당 강경파가 조 대법원장에 대한 긴급 현안 청문회를 추진하다가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은 지난 22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청문회를 오는 30일 개최하기로 단독 의결했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 등을 중심으로 청문회 강행을 우려하는 기류가 흘러나왔다.
특히 김병기 원내대표는 법사위원들이 중요 사안을 지도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강행한 데 대해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를 비롯한 강성 지지층 등이 조 대법원장 청문회 실시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은 정 대표가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청문회 개최에 두둔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