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은 개관 111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성장 비전을 22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격적 호텔 확장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개발 중인 인천 청라를 비롯해 대전 유성지구 등에서 새 호텔을 열기로 했다. 2021년 이후 호텔 수 확장이 없던 조선호텔은 앞으로 위탁 운영 방식을 적극 도입해 외형을 키우기로 했다.레스케이프는 메리어트의 럭셔리 컬렉션으로 편입한다. 레스케이프는 2018년 정용진 신세계 회장 주도로 조선호텔이 내놓은 옛 프랑스 왕실 콘셉트의 부티크 호텔 브랜드다. 애초 기대와 달리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조선호텔은 레스케이프 운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에 협업 중인 메리어트와 논의한 끝에 럭셔리 컬렉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서울 조선팰리스서울강남에 이어 조선호텔의 두 번째 럭셔리 컬렉션 브랜드 도입이다.
레저 부문도 강화한다. 회원제 골프장 자유CC를 2027년까지 9홀 늘리고 클럽하우스를 전면 뜯어고친다. 2031년에는 화성 국제테마파크 ‘스타베이 시티’ 안에 신규 골프장을 열 계획이다. 찜질방, 워터파크 등을 결합한 ‘아쿠아필드’도 확장한다. 지난해 베트남 냐짱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올해 10월 하노이 오션시티 2호점을 연다. 내년 상반기 경기 파주 운정에도 신규 시설을 개장한다.
리테일 역시 주요 사업으로 키운다. ‘조선호텔 김치’ 판매를 더 늘리기 위해 생산 시설을 확충한다. 내년 1분기 직영 공장을 확장 이전하기로 했다. 리테일 사업에서만 2030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조선호텔의 공격적 투자 이면엔 최근 호텔업의 구조적 호황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 고급 호텔로 몰리자 서울, 부산 등 전국 주요 호텔 평균 객실 점유율과 객실 단가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K팝의 인기 등에 힘입어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자 주요 호텔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 부문의 성장 정체로 고민하던 신세계가 호텔·레저 사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다.
전상진 조선호텔 대표는 “111주년을 기점 삼아 내실과 혁신을 바탕으로 호텔, 레저, 리테일 전 부문에서 시너지를 높여 종합 호스피탈리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