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9일 14: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의 종합투자계좌(IMA) 및 발행어음 사업 진출 기대감이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의 금리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가 IMA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으로 A등급 회사채 등 모험자본에 대거 투자할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데 따른 결과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회사채 수요예측을 한 한화, 대한전선, 동원F&B, 코오롱인더스트리, 하이트진로 등 6개 기업이 민평 금리 대비 0.2%포인트 이상 낮은 금리에 낙찰됐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통상 민평 금리 ±0.05%포인트 내외로 금리가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과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비우량채 신용 위험의 척도인 BBB+ 스프레드는 6.319%로 10년 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요예측 흥행 배경에는 IMA와 발행어음 사업 인가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를 위해 발행어음 한도를 키울 계획이다. 발행어음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단기금융상품으로, 현재까지 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KB증권 등이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증권사는 이 자본으로 회사채와 주가수익스와프(PRS),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발행어음 금리는 연 2%후반~3%초반으로, 정기예금(2.5%) 대비 높아 자산가들의 투자 수요도 몰린다. 향후 IMA 인가까지 받으면 발행어음 규모를 자기자본의 300%까지 늘릴 수 있다.
신규 발행어음 인가를 추진하는 증권사는 메리츠, 삼성, 키움, 신한투자증권 등이 있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만 신청할 수 있다.
향후 증권사는 발행어음 자금의 25%를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모험자본에는 중소·중견기업 자금공급, A급 이하 채무증권, 채권담보부증권(P-CBO) 매입, 하이일드펀드 투자 등이 해당된다. IMA와 발행어음 인가는 이르면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기관투자가들은 A등급 이하 회사채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선제적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A등급 회사채는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대비 부도 위험이 높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10년간 AA등급의 부도율은 0%인데 반해 A등급은 1.05%다. 이에 따라 개별 기업의 부도위험을 분석해 투자하는 역량이 더욱 종요해질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크레딧 애널리스트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