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소에 얼룩말처럼 줄무늬 무늬를 그리면 벌레가 잘 달라붙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낸 일본 연구팀이 제35회 이그노벨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 유머잡지 AIR(Annals of Improbable Research)는 18일(현지시간) 보스턴대학에서 시상식을 열고 생물·화학·지질학, 문학, 기계공학, 공공보건 등 10개 분야에 걸쳐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 상은 매년 노벨상 발표에 앞서 재미있고 기발한 과학 연구를 내놓은 연구진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일본의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의 코지마 토모타카 연구원(41) 등 일본 연구팀은 교토대와 함께 소에 얼룩 무늬를 그리면 파리가 덜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밝해내 생물학상을 수상했다. 일본 연구자의 수상은 2007년 이후 19년 연속이다.
코지마 연구원은 아이치현 농업종합시험장에 근무할 당시, 소 사육 농가로부터 말파리 등 흡혈 곤충 피해에 대한 고민을 들었다. 소가 이런 곤충에 물리면 소 전염성 림프종을 옮길 수 있고, 통증 가려움 등 스트레스 때문에 성장이 저하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그는 얼룩말의 줄무늬가 곤충의 흡혈을 막는다는 해외 연구 논문을 읽고 2016년경부터 실험을 시작했다. 코지마 연구원은 △흰색 스프레이로 얼룩말 같은 줄무늬를 그린 소 △검은색 스프레이로 줄무늬를 그린 소 △아무 표시 없는 일반 소를 30분간 촬영해 오른쪽 몸통에 붙은 벌레 수를 비교했다.
그결과 일반소나 검은소에는 평균 111~129 마리의 파리가 붙었지만 흰 줄무늬 소에는 평균 55마리로만 붙었다. 즉 흰 줄무늬가 흡혈 곤충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지마 연구원은 수상 소감에 대해 “믿을 수 없었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밝혔다.
평화상은 보드카 한 잔이 사람들의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보여준 독일, 네덜란드, 영국 팀에게 돌아갔다.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심리학자 프리츠 레너 박사는 "보드카를 한 모금만 마셔도 말이 막히지 않으면서도 자신감이 향상되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밖에 ‘엄마가 마늘을 먹으면 모유의 냄새가 변해 아기가 더 오래먹는가'에 대해 실험한 연구팀이 소아과상을 수상했다. 인도 연구원들은 냄새 나는 운동화를 중화하는 신발장을 개발한 공로로 공학상을 수상했다.
일본 연구팀은 지난해에도 많은 포유류가 항문을 통해 호흡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생물학상을 받았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