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인디밴드 슈퍼등산부가 고(故) 김광석의 노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슈퍼등산부는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댓글로 "저희의 곡 '산보'에 대해 많은 지적 감사드린다"며 "여러분들의 댓글을 보고 처음으로 김광석 님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들었고, 저희도 놀랄 만큼 부분적 멜로디가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표절 의혹에 해명했다.
슈퍼등산부는 산장 라이브, 등산과 밴드 활동 병행 등을 내세운 일본의 인디밴드다. 2023년 나고야에서 결서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해 일본 최대급의 산장인 하쿠바산소(고도 2832m)에서 라이브를 진행했다. 논란이 된 '산보'는 지난 10일 발매됐다.
슈퍼등산부는 표절 의혹에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곡이라고 하나 부끄럽게도 제작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하였고, 산속을 걷는 이미지로 작곡한 멜로디가 부분적으로 비슷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유사한 곡을 발표해버린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산보'는 산과 자연 속을 걷는 시간을 통해 마음과 삶이 풍요로워지는 모습을 떠올리며 작곡한 곡"이라며 "이번 지적을 계기로 훌륭한 한국의 명곡을 알게 되었고, 음악에는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의 여러분은 물론 한국의 여러분들도 저희 음악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디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표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특정 몇마디가 아닌 곡의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슈퍼등산부 해명의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상황이다. 특히 슈퍼등산부의 '산보'는 2011년 제이레빗이 리메이크한 버전과 도입부부터 유사해 "번안곡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온다는 점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음악팬들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부끄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이라도 로열티를 지급하고, 번안곡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김광석은 1984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에 참여하면서 이름이 알려졌고, 담백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당시 포크송 붐을 일으킨 전설적인 가수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외에도 '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등 최근까지 리메이크되고,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리는 명곡을 남긴 채 3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그가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발매한 4집 앨범 수록곡이었다. 당시 김광석은 모 방송국에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로고송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해당 곡을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레빗의 리메이크 외에도 그룹 에이핑크 정은지가 커버곡을 유튜브 채널에 게재하기도 했고, tvN '응답하라 1988'에서도 OST로 등장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