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수장 9개월만에 교체…생로랑 부흥시킨 벨레티니 투입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최고경영자(CEO)를 9개월만에 교체한다. 지난달 구찌의 모회사 케링의 대표가 교체된 후 첫 계열사 경영진 교체다.

17일(현지시간) 케링은 프란체스카 벨레티니 부사장을 구찌의 CEO로 신규 선임한다고 밝혔다. 전임 구찌 CEO인 스테파노 칸티노가 지난 1월 선임된 지 9개월 만이다.

벨레티니는 2013년 케링 계열사인 생로랑의 CEO를 맡으면서 회사 경영을 크게 개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2년 생로랑 매출은 4억7280만유로(약 6754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엔 매출이 33억유로까지 커졌다.

구찌는 글로벌 소비 부진의 여파로 최근 경영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4억7400만 유로로, 전년 동기대비 46% 급감했다. 이에 경영진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케링도 지난달 회사 CEO를 자동차 회사 르노 출신인 루카 데 메오로 교체했다. 그룹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서다. 데 메오는 이달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반적인 경영쇄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데 메오 CEO는 성명을 통해 "그룹의 전환기에 단순하고 명확한 조직을 구축하고, 최고의 인재들을 활용해 우리 회사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업계에서 경험 많은 리더인 프란체스카가 브랜드를 제 자리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리더십과 엄격함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