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선출 권력 우위' 주장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고 말했다가 여권의 공세 대상이 되는 모양새다.</h4>강성 '친명'으로 꼽히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형배 전 재판관님, 권력에 '일종의 서열이 있다'는 말이 불편하신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민 의원은 "'일종의 서열이 있다'는 말에 대한 설명이 좀 필요한 것 같다"며 "당연히 '그 자체'는 존중한다. 판결에 불복할 수도 없으니 존중하지 않을 도리도 없다. 균형 개념이 여기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제는 '그 자체'를 벗어난 사법부의 행위와 판결에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것"이라며 "조희대, 지귀연 같은 분들의 행태를 존중만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할까?"라고 했다.
그는 "국민주권론에 근거해 제어하거나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견제의 논리가 이 대목에서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권분립의 출발은 권력기관 어느 한 곳도 완전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나온다. 민주주의는 성역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평화로울 때라면 몰라도 요즈음처럼 혼란스러울 때는 서열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문 전 대행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이 대통령의 '권력 서열' 관련 언급에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우리의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된다. 헌법 몇 조에 근거해 주장을 펼치면 논의가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사법부는 행정과 입법의 견제를 위해 헌법에 따라 만든 것"이라며 "사법부 판결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지만 사법부 권한은 헌법에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위헌 얘기하던데 그게 무슨 위헌이냐"며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 최고 권력은 국민·국민주권, 그리고 직접 선출 권력, 간접 선출 권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국회는 가장 직접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았고, 국가 시스템을 설계하는 건 입법부 권한"이라며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헌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고, 사법부 구조는 사법부가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