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 직원들이 고객의 카드 이용 내역을 뜯어보며 조롱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화 내용은 고객의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녹음됐다.
1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 8일 신용카드 회사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지 못했다. 부재중 전화 내역과 음성사서함에 메시지가 남겨져 있어 확인해보니, 카드사 직원들이 A씨 결제 내역을 두고 뒷담화하는 내용이 녹음 돼 있었다.
직원들은 "동전노래방에 갔다", "서른여덟 살인데 오락실에 간다"는 등 A씨의 소비 내역을 일일이 거론하며 조롱했다.
A씨는 "카드(신규 가입) 영업하려고 직원이 전화를 걸었던 거 같다"며 "부재중일 경우 자동으로 음성 메시지가 남겨지는데 이를 직원 측에서 인지하지 못한 채 대화를 나누던 것이 그대로 녹음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카드사의 대응은 A씨를 더욱 황당하게 했다. 모멸감을 느낀 A씨가 카드사 민원실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직원들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이 돌아온 것.
카드사 측은 A씨에게 "직원이 카드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해당 대화 내용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불법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에 직접 이 사례를 문의했고, '고객의 카드 결제 내역을 직원이 임의로 열람하는 것은 개인정보 유출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야 카드사 측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안일한 판단으로 그런 행동을 했다"고 사과했다.
뒤늦게 사과받은 A씨는 "사과는 받았지만, 너무 모욕적인 기분이 든다"며 "금감원 등에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