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말부터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백화점과 면세업계가 중국 '큰 손'들을 맞이하기 위한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 위주로 바뀌고 있어 실적 반등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돌아온 '유커' 맞이에 유통업계 분주
롯데백화점은 전점에서 알리페이·위챗페이 결제에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알리페이는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당일 1000위안(약 19만원) 이상 결제 시 30위안을 할인해준다. 위챗페이는 당일 800위안 이상 결제시 40위안 상당의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위챗페이로 결제할 경우 빈폴, 구호, 띠어리 등 삼성물산 브랜드 제품에 5% 할인도 받을 수 있다.롯데백화점은 전점에서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롯데상품권 증정행사도 진행한다. 패션과 뷰티 상품을 당일 30만원 이상 구매하면 구매금액의 10% 상당의 롯데상품권을 준다. 롯데 잠실점에서는 시계&주얼리 상품에서도 같은 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유커 맞이에 나섰다. 중국 관광객이 유니온페이 카드로 결제하면 다음달 31일까지 카드당 최대 1회 10% 즉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위챗페이로 결제할 경우 1000위안 이상 구매 시 50위안 할인 쿠폰을 준다. 위챗 앱에서는 신세계 내점시 사용 가능한 음료·마스크팩 무료 교환권과 금액할인쿠폰도 다운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은 다음달 12일까지는 브랜드 협력사, 글로벌 결제사와 함께 ‘신세계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개최한다. 패션·코스메틱·건강식품 등 외국인 선호 상품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하는 금액 할인권, 무료 사은품 행사도 같이 연다.
면세점들은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중국 광저우 CITS 여행사, 칭다오여유그룹과 각각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오는 18일 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관광통역안내사 200여명을 초청해 롯데면세점이 진행하는 혜택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다음달 1일부터 12일까지 시내점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100달러 이상 구매시 구매 금액별로 1만~8만8000원까지 적립금 LDF페이를 증정한다. 또 라인페이를 사용할 경우 7만원 이상 구매하면 최대 35만원까지 LDF페이를 추가로 준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협업해 마이스(MICE) 단체를 유치하고 있다. 대규모 여행객보다 소규모 고단가 고객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몰에서 다음달 7일까지 요일별 혜택과 함께 12% 할인 쿠폰, 최대 10만 원 추가적립금, 면세포인트 증정 등의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규모가 큰 고객보다 실제 쇼핑까지 이어질 수 있는 단체를 유치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중국도 이젠 명품보다 '올다무'?
그러나 중국 관광객의 쇼핑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어 백화점, 면세업계가 실적 반등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은 99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만여명보다 25%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들을 통한 매출은 7466억원에서 6405억원으로 14.2% 감소했다. 면세점 이용객들이 씀씀이가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트렌드는 '가성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하나카드가 국내 외국인의 카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올리브영의 이용 금액과 이용자 수,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106%, 77%, 80% 늘었다. 같은 기간 다이소는 각각 49%와 46%, 41%, 무신사는 각각 343%와 348%, 3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관광객 사이에서도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가성비 쇼핑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과 다이소는 중국 타오바오 등으로 판매하는 보따리상 '다이궁'이 생겨날 정도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올다무 인기가 높다 보니 매장 방문 인증샷 등을 첨부해 파는 다이궁도 많다"며 "이런 ‘정품’ 인증을 거친 경우 40% 더 비싸게 팔린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