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발산근린공원에 있는 마곡안전체험관. 5호선 지하철 역사와 객차를 그대로 본뜬 체험 공간(사진)에 앉아 있던 순간, 노약자석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객차 안이 연기로 가득 찼다. 안전교육 강사의 안내에 따라 “불이야!”를 외치고 좌석 아래 비상 개폐장치를 작동하자 스크린도어 반대편에서 문이 열렸다. 어두운 선로가 보였다. 실제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칠흑 같은 어둠에서 침착하게 대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강서구가 지난해 4월 개장한 마곡안전체험관이 시민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지상 3층, 연면적 3822.73㎡ 규모인 이곳은 과거 관내 기피 시설로 여겨진 빗물 저류조 상부를 복개해 조성한 서울 서남권 유일의 안전체험관이다. 교통안전·자연재난·화재안전·보건안전·사회기반안전·학생안전 등 6개 분야 12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보건안전 분야에서는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지난해 4월 개장 후 지난달까지 14만2062명이 다녀갔으며 월평균 8879명이 꾸준히 찾고 있다. 평일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6세 이상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다만 13세 미만 어린이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마곡안전체험관에서는 열차 내 위급 상황뿐 아니라 진도 7의 지진, 시내버스 충돌, 초속 18m 강풍 등 위기 상황 속 대응법도 배울 수 있다. 시내버스 충돌 사고 체험도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면과 측면을 모두 3차원(3D) 영상으로 구현해 마곡동 시가지를 배경으로 실제 버스 운행 모습을 재현한 덕분이다. 버스는 아이가 도로로 뛰어드는 경우,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공이 도로 위로 굴러오는 경우, 신호 위반 차량과 충돌한 경우 등 세 가지 비상 상황을 가정해 급정지했다. 안전벨트를 착용한 성인도 외마디 비명을 지를 정도로 놀랄 만한 충격이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