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시대적 요구나 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조 대법원장은)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를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날 두 차례 브리핑을 열고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사퇴 요구에 대해 숙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앞서 추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사법 독립을 위해 자신이 먼저 물러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국회에서 어떤 숙의와 논의를 통해서 헌법 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국민의 선출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국민이 선출한 입법부 권력이 가장 우선돼야 하고, 그런 국회에서 나온 추미애 위원장의 의견을 조 대법원장이 되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 “최고 권력은 국민 그리고 직접 선출 권력(입법·행정), 간접 선출 권력(사법)”이라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라면 입법, 행정, 사법부의 삼권분립도 있지만, 상호견제와 균형에 있어서 무엇보다 주권재민이란 측면에서 헌법의 근본정신은 입법부가 가진 충분한 논의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법부는 선출 권력으로만 이뤄진 삼권분립 기관 중 한 권력기관이기 때문”이라며 “직접 주권을 위임받은 기관이 국회고 선출된 행정부 수반이 대통령으로, 주권국민의지를 강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삼권분립을 당연히 전제하고 있지만, 간접적인 임명권을 통해 임명된 그 권한(사법부)은 입법부 논의를 충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입법부가 가진 자정능력, 내부적 협의 능력에 대해 의심부터 하기보다는 찬찬히 지켜보고 논의과정에 대해서 숙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내란 사태 신속 종결을 위해 법률을 제정한다거나 이후 기구가 필요하다 할지언정 그것도 말한 것처럼 국회가 숙고 논의를 거쳐서 갈 부분”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100일 기자회견 때 “내란특별재판부가 무슨 위헌인가”라고 말한 바 있다.
첫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으로 공감했다’는 인식이 퍼지자, 강 대변인은 부연 설명을 위해 브리핑을 재차 열었다. 강 대변인은 두 번째 브리핑에서 “이런 요구가 나온 이유에 대해서, 이 부분에 대한 삼권분립과 선출된 권력에 대한 존중감, 여기에 대한 원칙적 공감이라고 표현을 한 것”이라고 다시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