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대만에 추월당한다…한국 1인당 GDP 위기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 만에 대만에 추월당할 전망이다.

14일 정부와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7430달러로 예상되며, 대만은 3만8066달러로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의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와 대만 통계청의 1인당 GDP 전망치를 단순 비교한 결과다.

한국은 2003년 처음 대만을 추월한 뒤 줄곧 우위를 지켜왔지만, 올해 다시 역전당하게 되는 셈이다. 2018년 양국의 격차는 1만달러에 가까웠지만 이후 빠르게 좁혀졌고, 지난해에는 불과 1700달러 차이로 붙었다.

대만의 고속 성장은 반도체 수출 덕분이다. 올해 2분기 대만 실질 GDP는 전년 대비 8.01% 증가해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통계청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45%로 상향 조정하며 내년에도 2.81% 성장을 예상했다.

반면 한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전년 대비 0.6%에 그쳤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9%, 1.8%로 전망했으며, 이는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친다. 대외 불확실성과 원화 약세까지 겹치며 회복세가 더뎌지고 있다.

대만은 내년 1인당 GDP가 4만1019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은 3만8947달러에 머물 전망이다. 환율이 장기간 1달러당 1400원 안팎에서 유지된다면 양국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