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1번함 설계·건조를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으로 추진하기로 사실상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 7조8000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KDDX사업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법적분쟁 및 과열 경쟁 등으로 1년 넘게 표류했다.
12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18일 사업분과위원회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 사업방식 결정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경쟁사 한화오션은 경쟁 입찰을 주장했지만 방사청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법적 검토와 의견 수렴을 거친 결과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 방식이 사업 경쟁력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중공업이 해군에 도입된 최신형 기함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정조대왕함 등을 설계·건조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분과위에 이어 이달 30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방식 결정을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KDDX는 선체와 전투 체계를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건조 사업이다. 국방부는 6척의 구축함을 발주할 계획으로 사업비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애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지난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법적 분쟁까지 벌이는 과열 경쟁이 빚어지며 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됐다. 방사청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에게 KDDX 상세설계·선도함 사업을 기존 관행대로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수의계약의 합리적 근거 및 절차와 관련한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해 국회에 충분히 설명했고 의혹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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