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조직 개편안을 두고 대립 중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금융감독원 노조가 마주 앉았다. 그러나 양측은 서로의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면담을 마쳤다. 노조 측은 금감원 직원의 입장이 적극 반영되도록 집단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12일 금감원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이찬진 금감원장과 정보섭 금감원 노조 위원장 대행, 윤태완 비상대책위원장이 면담을 진행했다. 황선호 기획·전략 부원장보도 배석했다.
노조는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정부는 금감원 내부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소원으로 분리·신설하고 기존 금감원과 함께 두 조직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그간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원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직원들의 걱정이나 불안감에 대해 원장 이하 경영진은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원장은 "조직 분리 비효율성,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독립성 및 중립성 약화 관련 직원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생각한다"며 "향후 세부 운영방안 설계를 위한 관계기관 논의 및 입법과정 등에서 조합원 및 직원들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이에 노조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소원 분리 철회, 공공기관 지정 철회 투쟁을 확대하고 다음주 중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국회 앞 집회를 통해 투쟁할 것임을 경고했다"며 "국회나 관계 기관의협의 과정에서 금감원 입장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경영진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면담에 앞서 이날 오전 금감원 직원들은 나흘째 출근길 시위를 진행했다. 조화와 함께 '금소처 분리 반대', '관치금융 회귀 반대', '금융감독 독립 보장', '공공기관 지정 반대'가 적힌 현수막도 새로 등장했다.
집회에서 정 대행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겉으론 개혁으로 포장돼 있으나, 사실 금융을 정치적 도구로 삼으려는 관치금융으로 볼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는 소외되고 금융 투명성, 공정성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금감원 직원은 "관치금융으로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의 자정작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참사가 라임펀드 사태"라며 "지금이라도 정부 그리고 여야는 밀실 야합을 멈추고 금감원 업무 최일선에서 고군분투 중인 금감원 직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음 주에도 집단행동을 이어간다. 금융감독 개편을 주제로 국민의힘 의원실과 토론회 개최도 논의 중이다. 노조 비대위는 금융노조 등과의 연대 등도 검토하고 있다. 총파업에 나서자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총파업에 나서게 되면 1999년 설립 후 26년 만에 벌이는 첫 파업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