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제철인 전어 시세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보다 폭염이 덜해 공급이 크게 늘어난 데다 폭우로 인해 여러 지역 전어 축제가 축소되면서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꽃게는 물량 확보전이 가열되면서 가격이 상승세다. 굴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10일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이달 1~9일 전어(활어)의 ㎏당 평균 경락 시세는 1만1227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만3916원)보다 53% 떨어졌다. 9월 초순이지만 전어 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이 기간 노량진수산시장에 경매된 전어(활어) 물량은 7486t으로, 작년 같은 기간(1320t)보다 여섯배 가까이 증가했다.
‘역대급’ 폭염이었던 지난해보다 더위가 약해지면서 생산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27.1도로, 작년보다 0.8도 떨어졌다. 폭염일수도 11.5일로, 작년(16.9일)보다 닷새가량 줄었다. 작년엔 고수온이 심해 전어가 서해안에 유입되지 못했는데, 올해는 상대적으로 더위가 덜해 형편이 나아졌다.어획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전어 수요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가을 전어’라는 별명과 달리 최근엔 여름부터 전어가 많이 유통된다”며 “8월부터 각종 전어 축제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소비되기 시작하는데 지난달 남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리다 보니 축제 규모가 위축되고 소비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수꽃게(활어)는 같은 기간 ㎏당 평균 1만1479원에 팔렸다. 전년 동기(9774원)보다 17.4%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가을 수꽃게와 올봄 암꽃게 모두 어획량이 적었다 보니 유통업자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단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가을 어기(8월 21일~11월 30일) 꽃게 어획량이 최대 1만1039t으로, 작년보다 4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달부터 제철로 접어드는 굴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이달 1~9일 깐굴은 박스당 1만5430원에 거래돼 전년 동기(1만353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