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잘 키웠다"…이재용 장남, 해군 장교 입대에 '쏟아진 칭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 후계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례가 재조명받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지호씨는 오는 15일 139기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입영해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11주간 장교 교육 훈련을 받고 오는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지호씨는 교육 훈련 기간을 포함해 39개월간 복무한다. 그의 해군에서의 보직과 복무 부대는 교육훈련 성적, 군 특기별 인력 수요 등을 고려해 임관 시 최종 결정된다.

지호씨는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자다. 지호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를 이행하기 위해 학사장교 시험을 치렀고, 해군 장교로 입대하게 됐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반 병사보다 복무 기간이 2배 가까이 되는 장교로 입대한 점에 놀랐다는 반응이다.

네티즌들은 "이재용 회장 아들 잘 키웠다", "자본주의 재벌가 아들이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는 몇몇 위선적인 정치인들 아들보다 낫다", "타의든 자의든 어렵게 결정한, 가진 자들의 모범 사례다. 쉽지 않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지호씨의 소식에 재계 일부 오너의 자녀들이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사례가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태원 SK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씨다. 민정씨는 병역 의무가 없는데도 2014년 해군사관학교 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다. 2015년 청해부대 19진에 속해 아덴만에 파병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2017년 중위로 군 생활을 마치고 중국 상위권 투자회사인 '홍이투자'에 입사해 글로벌 인수합병 업무 경력을 쌓았다. 2019년에는 SK하이닉스 미래전략 담당 산하 부서에서 인수합병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지금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티그럴 헬스'를 창업한 후 최고경영자(CEO)로 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사장은 2006년 해병대 수색대에 자원입대했다.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도 미국 시민권을 가진 복수국적자였으나, 육군에 현역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 정해찬씨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2021년 11월 육군 현역 입대해 2023년 5월 제대했다. 해찬씨는 지금 회계법인에서 인턴을 거쳐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스포츠·피트니스 매니지먼트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