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0일 10: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 세계를 휩쓴 K-컬처 열풍 속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관광 수요는 한층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광업계는 외국인 손님맞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주목받는 한국 호텔산업
국내 관광산업 전반이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두드러진 실적 개선과 성장 잠재력으로 주목받는 산업이 있다. 바로 호텔산업이다. 2024년 기준 국내 호텔의 평균객실단가(ADR)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였고 객실당 수입(RevPAR)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호텔업계의 실적 호조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한국 호텔 시장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안젤로고든(Angelo Gordon), ARA자산운용,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굵직한 거래를 주도하는 가운데, 기업들도 우량 자산인 호텔 매각을 통한 에셋라이트(Asset-light)에 나서면서 호텔 시장의 투자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호텔 기업까지 가세해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별장으로 알려진 초호화 호텔 ‘아만(Aman)’을 비롯해 ‘로즈우드(Rosewood)’, ‘리츠칼튼(The Ritz-Carlton)’, ‘메종델라노(Maison Delano)’ 등이 국내 개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 브랜드의 본격적인 국내 유입은 향후 국내 호텔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시장의 고급화 흐름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호텔산업의 주요 비즈니스 트렌드는 무엇인가?
이렇게 국내 호텔산업은 글로벌 자본의 유입, 세계적 체인 호텔들의 잇단 진출, 다변화된 소비자층의 확대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호텔업계는 멀티브랜드 운영, 국내외 시장 확장, 브랜드 리포지셔닝,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 진출, 디지털 전환 등 다각적인 비즈니스 트렌드를 전개하며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모습이다.호텔 시장의 구조적 성장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체인 확장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은 비교적 운영 효율성이 높은 3~4성급 멀티 브랜드 호텔을 중심으로 시장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위탁운영·프랜차이즈 방식을 활용해 빠른 확장을 꾀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 호텔은 브랜드 인지도와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 거점 지역 선점은 물론 해외 주요 도시와 신흥국 시장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현지 호텔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아울러 개관한지 20년이 넘은 호텔들의 대규모 리노베이션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어 글로벌 체인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한 브랜드 전환으로 외국인 고객 인지도를 높이고 프리미엄화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다수 관찰된다. 대표적으로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가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웨스틴서울파르나스’로 새롭게 재개장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호텔업계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최근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와 위탁운영 허용으로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호텔신라, 파르나스호텔, 조선호텔앤리조트 등이 관련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메이필드호텔을 운영하는 정림개발은 시니어타운 브랜드 ‘더해든’을 개발 중이며 호텔롯데 역시 ‘VL(Vitality&Liberty)’ 브랜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호텔산업 전반으로 확산 중인 AI(인공지능)·로봇·IoT(사물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전환도 눈여겨볼 만하다. 모바일 체크인·체크아웃, 챗봇 상담, 로봇을 활용한 청소·서빙 등 다양한 호텔 서비스 영역에 첨단 기술이 융합됨에 따라 인건비 절감은 물론 고객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호텔산업의 전략 방향성
국내 호텔업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 시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호텔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무엇일까?첫째, 신규 시장 개척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프랜차이즈 모델은 운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자본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구조적 장점을 갖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한 핵심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 본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다각화가 요구된다. 호텔의 강점인 접객 서비스와 시설 운영 역량을 살려 시니어 레지던스 등 유관 산업으로 외연을 넓힌다면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업종 특성을 보완하는 선제적 대응력이 될 것이다. 셋째, 다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 단순한 숙박을 넘어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난 만큼 웰니스·친환경·럭셔리 등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하고 타깃 시장에 맞춘 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첨단 기술 도입을 통해 운영 효율화와 고객 경험 개선이라는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호텔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자동화 솔루션 도입이나 기술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는 필수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양질의 대면 서비스’와 ‘업무 효율성’ 간 균형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요구되며,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