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정부가 9일(현지시간) 비농업 고용 지표의 연간 수정치를 발표할 때 3월 기준으로 이전 12개월간 미국의 고용 수준이 최대 100만개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일자리 증가 수치를 40만개~100만개 까지도 낮출 것으로 추산했다.
이 조정치는 2024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의 분기별 고용 및 임금 조사(QCEW)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2025년 1분기 QCEW 데이터는 급여 추정치를 기반으로 발표된다.
이에 앞서 1년전에는 2024년 3월까지 12개월 동안의 고용 수준이 59만 8,000개 하향 조정된 것으로 발표됐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경제학자인 슈루티 미슈라는 "하향 조정 수치가 우리 추정 범위의 상단인 100만 명에 가까우면 무역 불확실성 충격이 발생하기 전부터도 미국 노동 시장이 정체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구와 자동화로 전환하면서 노동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올들어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으로 노동 공급도 위축되고 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교의 금융 및 경제학 교수인 손성원 씨는 "일자리 성장 둔화는 갑작스러운 붕괴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술 변화, 높은 자금 조달 비용, 불확실한 정책 신호에 직면한 기업들의 점진적 재조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쉽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으며 미국 경제는 더 복잡하고 불균등한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그러나 이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만큼 금리 인하라는 통화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다음 주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 확실시된다.
월별 고용 보고서는 약 121,000개 기업과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현재 고용 통계(CES) 프로그램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는 약 63만 1,000개의 개별 사업장의 고용 현황이 반영된다. QCEW 데이터는 고용주가 각 주의 실업 보험 프로그램에 제출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하며, 전체 고용의 약 95%를 차지한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BLS) 국장이 5월과 6월의 고용지표를 25만8천개로 대폭 하향 조정하자 조작했다고 비난하며 해고했다. 이후 노동통계국장으로 경제학자들에게 무능한 인물로 여겨져온 EJ엔터니를 임명했다.
이후 경제계와 산업계에서 미국의 노동 통계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하락하고 있다.
전미경제경영협회(NABE)는 8일 “정책 입안자, 재계 지도자, 경제계는 BLS와 협력해 미국의 통계가 정확하고 독립적이며 전 세계가 신뢰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학자들은 고용 통계에서 매년 발생하는 대규모 수정이 '출생-사망' 모델에 기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생-사망 모델은 BLS가 특정 달에 새로 생기거나 없어진 기업의 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생기거나 없어졌는지 추정하는 데 사용하는 방법이다.
웰스파고의 수석 경제학자인 사라 하우스는 "출생-사망 요인의 월평균 기여도는 2025년 3월말 기준으로 12개월간 감소해 팬데믹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별도의 창업 데이터를 기준으로 볼 때 미국내 순 신규 기업 창출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즉 “신규 기업 창출이 줄어든 만큼 출생-사망 요인으로 일자리 증가를 추정할 경우 과대 평가할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