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당내 성 비위 논란으로 총사퇴한 가운데,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연구원장이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꿔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원장은 지도부가 총사퇴한 전날 손에 귀를 대 경청하는 듯한 모습으로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변경했다.
조 원장이 사진을 변경하며 아무런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손에 귀를 대며 듣는 모습으로 '경청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선민 전 조국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죄송하다. 그리고 참담하다. 대표 권한대행직에서 물러남으로써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미정 전 대변인이 당의 부실 대응을 폭로하며 탈당 기자회견을 한 지 사흘 만이다. 주요 사건 발생 9개월, 피해자들이 공식 문제를 제기한 지는 5개월 만에 조국혁신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조국혁당 내 성 비위 사건은 지난해 12월 조 원장이 대법원에서 2년 실형을 받은 날 노래방 회식 후에 벌어졌다. 강 전 대변인은 당시 성 비위 피해를 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응답이 없자 지난 4월 당 여성위원회에 정식 신고했다.
강 전 대변인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와 조력자들이 "너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입는다", "배은망덕한 것들" 등 막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수감 중이던 조 원장이 침묵했고, 출소 이후에도 변화가 없었다고 직격했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성 비위 논란의 화살이 조 원장에게 돌아갈 기미가 보이자, 지도부가 뒤늦게 '총사퇴'라는 강력한 조처를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황현선 사무총장은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사퇴하며 "고통을 버티고 또 버티는 조 원장에게 겨눈 화살을 저에게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조 원장과 서울대 동기이자 당 창당준비위원장이었던 장영승 전 서울경제진흥원 대표는 지난 7월 사건 처리를 촉구하며 탈당계를 냈던 사연을 소개하며 "조 원장은 당분간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보다 잠시 쉬면서 시간을 가지라"고 조 원장 행보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7월 조국을 면회했다. 그는 '나가서 해결하겠다'고 말했고, 믿고 기다렸다"며 "그런데 출소 2주가 넘었음에도 왜 피해자들과 만남이나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았나"라고 물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원장은 강 전 대변인이 탈당한 지난 4일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열지 않다가,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좀 더 서둘렀어야 했다는 후회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는 11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