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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7일 오후, “미국 근로자들을 교육할 전문가를 데려올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 자동차 배터리 공장에 대한 단속 직후, “미국 이민 당국이 할 일을 한 것”이라며 두둔했던 것에 비해 완화된 입장이다.
8일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US오픈 관람후 미국 기자들에게 “이 나라(미국)에는 배터리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을 데려와서 우리 국민을 훈련시키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 후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외국 기업이 미국의 이민법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기업이 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교육하는 한 미국 행정부는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근로자를 데려오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 국경 책임자인 톰 호먼은 전 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민법 집행을 위해 트럼프 정부는 기업 현장에 대한 단속 활동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의로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는 기업은 없다”면서 “그들을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 수 있고, 임금은 더 적게 주고, 미국 시민권자를 고용하는 경쟁 기업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체류자를 고용한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의 단속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일부 기업단체는 농업, 호텔업, 육류 가공업을 포함한 주요 미국 산업이 합법적 지위가 없는 이민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업 건설 현장에서 연방 요원들에 의해 체포된 475명의 근로자 가운데 300여명의 한국들을 석방 귀환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인 전용 전문직 비자(E-4) 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는 모두 전문직 비자를 얻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무제한이며 호주(매년 1만500개) 싱가포르(5400개) 칠레(1400개)도 받았다. 한국은 FTA 협상 때 받기로 합의했지만, 2011년 이후로 미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단속 조치로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은 대미 투자 전략을 재검토해야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8일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1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설문결과 구금 사태 여파로 이들 기업중 57%가 미국 진출 사업 구조를 다시 짤 계획이라고 답했다. 16.7%의 기업은 공사 기간이나 공장 정상화가 지연될 가능성에 대비해 프로젝트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와 배터리, 변압기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노동력으로 대체하고 싶어도 현지에 이 분야 전문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외신들도 이 같은 전망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구금 사태로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에 추가로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의지와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지아주 경제 개발부 장관 팻 윌슨의 기고문을 인용해 한국은 조지아주에서 세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조지아주에만 약 100개의 한국계 기업이 운영되고 있고 작년 기준 17,000명 이상의 직원이 고용돼있다고 언급해 이 지역 경제에 한국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배관공, 배관공, 용접공, 에어컨 기술자 등을 대표하는 지역 노조 관계자들은 불법 체류 노동자들이 자신들을 대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아주 연방 하원의원 자리를 놓고 내년 5월 공화당 경선에 출마하는 토리 브래넘은 자신이 해당 시설에 불법 체류 노동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국토안보부에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공장이 조지아주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노조에 가입한 미국 노동자들이 값싼 불법 노동력에 밀렸다고 주장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