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한 고효율 제품과 지역 맞춤형 전략으로 5년 내 유럽 시장 매출을 2배로 키워 확고한 1위 브랜드로 도약하겠습니다."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S)사업본부장(사장)은 독일 베를린 'IFA 2025'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전시는 유럽 맞춤형 제품들을 구성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이같은 목표를 선언했다. 그간 주력으로 해온 프리미엄 시장과 함께 중저가 시장을 집중 공략해 2030년 180조원 규모로 커질 유럽 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LG AI홈 구축 허브인 'LG 씽큐온'과 연결되는 냉장고, 세탁기 등 AI 가전 25종을 한꺼번에 선보이고, 핵심인 빌트인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프라이버시 상담존을 역대 최대 규모로 별도로 꾸리며 총력을 기울였다.
○2030년까지 빌트인 매출 10배↑
LG전자가 유럽 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한 3 가지 축은 크게 B2B(기업간거래), D2C(소비자 대상 직접판매), Non-HW(소프트웨어·서비스) 3가지다. 류 시장은 이에 대해 "질적 성장을 위해 수요·가격 변동성이 낮고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 구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빌트인 부문 매출을 2030년까지 10배 이상 키워 상위 5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좁은 가옥 구조로 빌트인 수요가 높은 유럽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이를 위해 B2B 전문 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매스 프리미엄 브랜드 ‘LG 빌트인’을 중심으로 빌트인 가전 사업을 재편키로 했다. 류 사장은 "빌트인 사업은 선택과 집중에 따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왔고, 유럽 시장에 우선순위를 둔지는 2,3 년정도 됐다"며 "이제 어느정도 성과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어서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D2C 분야에선 AI 챗봇 등을 통한 AI 서비스를 강화해 온라인브랜드숍(OBS) 매출을 2030년까지 3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부분에선 생성형 AI를 탑재한 ‘씽큐 온과 연동되는 ‘LG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를 한국에 이어 유럽 주요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中 손잡고 보급형 대폭 확대키로
LG전자는 고효율, 디자인 편의성을 강조한 보급형 제품군도 대거 확대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밀레, 보쉬 등이 주도하는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터키, 중국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보급형 시장에선 고군분투하고 있어서다. 류 본부장은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과거 우리가 했던 일본, 유럽 선진업체들을 따라 배우는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추구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중국 브랜드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LG전자는 이를 위해 원가경쟁력이 높은 중국 업체와 손잡고 제품을 공동 기획·개발하는 합작개발방식(JDM) 승부수를 택했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 중국 가전업체와 손잡고 60만원대 초저가 냉장고와 세탁기를 출시한 이유다. LG전자는 JDM의 사업성이 검증되는 대로 에어컨, 건조기 등으로 품목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류 본부장은 "그동안 해온 주문자위탁생산(OEM)과같은 방식은 우리가 공급사에 핵심을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며 "JDM은 LG가 원하는 디자인, 성능을 갖춘 제품을 중국의 제조 생태계를 활용해 만들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태계, 일하는 방식 등을 배우기 위해 경쟁사의 심장에 들어가면 우리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