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29.68

  • 21.06
  • 0.51%
코스닥

919.67

  • 4.47
  • 0.49%
1/4

[단독] '물류비 年 3조' 포스코 등판…HMM 품고 철강·해운 시너지 노려

관련종목

2025-12-28 16:17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단독] '물류비 年 3조' 포스코 등판…HMM 품고 철강·해운 시너지 노려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마켓인사이트 9월 4일 오후 5시 15분

      포스코그룹은 HMM 민영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늘 1순위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포스코는 매번 인수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식적인 콘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사업 방향과 맞지 않아 HMM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가 기존 입장을 바꾼 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낼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절실함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임기 반환점을 돈 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포스코, 자문단 꾸려 인수 준비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해운업을 신사업 후보군에 포함하고 작년 말부터 HMM 인수를 위한 내부 스터디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일PwC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자문단을 꾸리고 본격적 인수 준비에 나선 것은 수개월 전으로 파악된다.


      포스코는 본업인 철강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신사업인 2차전지 소재까지 주춤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장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철강 및 2차전지 소재와 시너지를 이루며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미래 신사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포스코가 택한 건 해운업이다. 포스코가 해운업에 나서는 건 포항제철 시절인 1995년 거양해운을 한진해운에 매각한 지 30년 만이다.

      포스코는 HMM을 인수하면 그룹의 오랜 고민거리인 물류 불확실성과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유연탄과 철강재, 배터리 소재 원료 등을 수입하는 데 그룹 전체가 연간 3조원에 달하는 물류비용을 쓰고 있다. 포스코플로우(옛 포스코터미날)로 그룹 물류 업무를 모아 효율화를 꾀했지만 역부족이다. HMM을 인수하면 물류 대란이 벌어져도 각종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HMM이 컨테이너선 중심 해운사지만 중장기적으로 벌크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포스코의 사업 방향성과도 결이 맞는다.


      과거와 달리 HMM 인수 구조도 단순해졌다. 포스코는 산업은행 보유 지분(36.02%)을 인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35.67%)와 공동 경영하는 데도 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이 추진 중인 자사주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포스코는 인수 부담도 덜 수 있다. HMM은 오는 12일까지 2조2000억원 규모(지분율 기준 7.98%)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지난 매각 때 발목을 잡은 영구채도 지난 3월 모두 주식으로 전환돼 사라졌다.

      HMM도 포스코처럼 책임 경영이 가능한 ‘진짜 주인’이 하루빨리 필요한 상황이다. HMM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3.8% 급감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미국 보호관세 유탄을 직격으로 맞아 해상 운임이 크게 하락한 데 따라 실적이 고꾸라졌다. 산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은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큰데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다”며 “포스코의 국가 기반산업 운영 경험이 HMM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물밑 인수전 치열…흥행 기대
      포스코가 인수 의향을 나타내면서 HMM 매각 흥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스코 외에도 HD현대그룹과 한진그룹이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협상이 결렬된 하림그룹도 여전히 HMM에 미련을 두고 있다.


      HMM 매각이 본격화하려면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 HMM 매각이 작년 2월 유찰되긴 했지만 국가계약법상 HMM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할 수는 없다.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경영권을 매각해야 한다. 지난 매각 땐 주관사 선정과 입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딜이 무산되기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산은 신임 회장이 선임되면 HMM 매각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은의 지분 매각 의지는 확고하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선 HMM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HMM을 팔면 건전성 지표가 개선돼 정책자금을 지원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박종관/차준호/최다은 기자 pjk@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