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 발병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를 선보이겠습니다.”크레이그 해드필드 볼파라헬스 대표(사진)는 4일 인터뷰에서 “유방암 예측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볼파라헬스는 국내 AI 기업 루닛의 뉴질랜드 자회사로, 현재 미국 유방암 검진 의료기기 시장에서 약 2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초음파 진단기기를 제조하는 회사들을 제외하면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선 미국 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 미국 AI 업체 프로그노시아의 AI 솔루션을 인수했다. 이는 3차원(3D) 유방촬영술(DBT) 영상만으로 5년 내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AI 제품이다. 기존 제품은 가족력, 생활습관 등 복잡한 설문 작성 절차를 기반으로 하거나 혈액 혹은 타액을 통한 추가적인 유전자 검사를 해야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알 수 있었다. 다만 이번에 인수한 솔루션은 다른 별도의 검사 없이 DBT 영상을 기반으로 유방암 발병 위험을 계산한다. 해드필드 대표는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100%에 가까운 질환”이라며 “별도의 검사 없이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져 병원의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올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프로그노시아 제품의 의료기기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해드필드 대표는 “‘개인 맞춤형’ 진단으로 아직 뚜렷한 선두기업이 없는 유방암 예측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볼파라헬스는 올해 2분기 127억원의 매출과 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으로 적자에서 처음 벗어났다. 해드필드 대표는 “루닛이 인수한 이후 유방암 진단에 필요한 모든 AI 제품을 갖추게 됐다”며 “이를 통해 매출을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