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커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이 수준을 이어갈 후학들을 제대로 양성하는 일입니다.”
한국 커피 문화의 세계화 최전선에서 12년간 활약해 온 김수지 드발롱·드발롱커피학원 대표의 확신에 찬 목소리다. 그는 2013년부터 세계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현재 한국인으로는 2명뿐인 대표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60개국 국가대표 선발을 총괄하는 등 ‘K-커피’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앰버서더 역할을 해왔다.
이제 그의 관심은 오롯이 ‘미래 세대’에 맞춰져 있다. 세계 무대에서 쌓은 경험과 비결을 바탕으로 드발롱커피학원을 통해 한국 커피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을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념의 뿌리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의 커피를 향한 열정이 시작된 시점이다.
“당시 좋은 생두를 찾기 어려웠던 때, 커피 퀄리티를 높이고 싶다는 갈망이 컸다”라고 회상하는 김 대표는 태환자동화산업 쇼룸 역할을 겸하며, 로스팅하우스와 커피 학원을 동시에 오픈했다. 로스팅 원두 납품 사업까지 확장하며 드발롱 커피의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나갔다.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것은 2013년 싱가포르 월드 바리스타대회 심사위원 자격을 획득하면서부터였다. 매년 수많은 국가대표가 모이는 대회에서 심사와 감독을 맡으며 단순한 심사위원을 넘어 한국 커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다.
흥미롭게도 드발롱(DeBallon)이라는 브랜드명 역시 그의 철학을 담고 있다. 커피의 핵심인 ‘밸런스’에서 착안했으며, 발레의 우아한 균형을 모티브로 한 발레리나 로고를 사용한다. “때론 발레 학원으로 착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면 다들 흥미로워한다”라며 김 대표는 웃었다.
이런 철학적 바탕 위에서 현재 드발롱은 원두 납품을 주축으로 드발롱과 함께 드발롱커피학원을 운영하는 종합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드발롱커피학원은 김 대표의 ‘후학 양성’ 철학이 집약된 공간이다.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이라는 비전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로 완벽한 맛과 향을 추구하는 장인정신과 타협하지 않는 품질에 대한 올곧은 자세를 미래의 바리스타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학원에서는 드발롱의 자랑인 3단계 품질 관리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전문 큐그레이더, 로스터, 바리스타가 함께 선별하는 세계 유명 산지의 스페셜티급 생두부터 로스터의 일관성 있는 로스팅, 위생 관리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최고의 커피는 완벽한 시스템과 끊임없는 열정으로 탄생한다”라는 드발롱의 핵심 가치를 후학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것이 김 대표의 목표다.
이런 노력의 배경에는 김 대표가 체감하고 있는 한국 커피 문화의 비약적 발전이 있다. “소비자들이 커피 맛을 제대로 알게 되면서 한국 커피 문화가 한층 성숙해졌다”라는 것이다.
그는 드발롱의 최고 인기 블렌딩 ‘쥬떼’처럼 상큼한 오렌지 같은 산미와 초콜릿 단맛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시너지를 이제 커피 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에게서 만들어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드발롱커피학원은 이 ‘가치 있는 순간’을 다음 세대의 재능 있는 커피 애호가들에게 선물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단순히 커피를 가르치는 곳을 넘어 한국 커피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그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진정한 K-바리스타들을 길러내는 ‘미래의 요람’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2년간 세계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커피의 미래를 그려가고 있는 김수지 대표. 그가 이끌어갈 K-커피의 내일이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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