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러 양자회담을 열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기념 연회가 끝난 뒤 같은 차량을 타고 이동해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회담을 했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한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친분을 과시했다.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은 1시간30분 이상 정상회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한 특수부대는 새 조약을 완전히 준수해 쿠르스크(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격전지) 지역의 해방에 참여했다”며 “러시아 국민을 대표해 현대 신나치즘과의 공동 투쟁에 참여해준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용감하게 싸워준 북한군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정은은 “형제적인 러시아 군대와 인민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정은은 “러시아와 함께 싸우는 북한 주민들을 칭찬해줘 감사하다”며 “전략적 동반자 협정 이후 북·러 관계가 모든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2023년 9월 러시아 극동, 지난해 6월 북한 평양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6월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하는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협정을 맺었다.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에 약 1만5000명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방북을 요청했다. 외신들은 김정은이 ‘고립된 왕따’ 이미지에서 탈피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모하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