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8.62

  • 8.70
  • 0.21%
코스닥

915.20

  • 4.36
  • 0.47%
1/2

[데스크 칼럼] 한국형 신약 AI에 거는 기대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데스크 칼럼] 한국형 신약 AI에 거는 기대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고속도로’는 1990년대 말 김대중 정부의 정보화 정책을 연상시킨다. 당시 정부 주도로 이뤄진 대대적인 PC 보급과 초고속인터넷망 확충은 한국이 한때 ‘정보기술(IT) 강국’에 오르는 초석이 됐다. 한국이 온라인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발명한 것도 이 무렵이다.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의 도화선이 돼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한몫했다.
    산학연이 데이터 연합전선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3대 AI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전국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AI 고속도로를 깔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조성되는 AI 고속도로는 1990년대 말 초고속인터넷처럼 새로운 산업의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게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초고속인터넷과 달리 AI는 미국, 중국 등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 더군다나 전 세계가 AI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최초로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할 수 있었던 1990년대 말의 상황과는 딴판이다. 인프라를 깔아놓으면 온라인게임 같은 먹거리가 자생적으로 생겨날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어렵다. 산업별 AI 활용 전략이 중요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한국형 AI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사업인 ‘K-멜로디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부 지원으로 지난해 7월 출범한 K-멜로디는 제약사, 병원, 국책 연구기관, 대학 등이 개별적으로 쌓아온 약물 실험 등의 데이터를 한데 모아서 AI를 학습시키는 프로젝트다. 유럽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 등 10개 글로벌 제약사가 2019년 연합해 5년에 걸쳐 10억 개의 데이터를 모아 신약 AI를 완성한 멜로디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했다.
    인센티브 등 제도 보완 절실
    K-멜로디는 신약 개발 역사가 일천한 우리 현실을 반영해 참여 기관을 제약사에 국한하지 않고 병원, 국책 연구기관, 대학으로 문호를 넓혔다. 더 많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다. 산·학·병·연의 ‘데이터 연합전선’으로 한국형 신약 AI 구축에 나선 셈이다. 사업단은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이 보유한 수준의 데이터는 확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신약 개발에 혁신이 기대된다. 맞춤형 신약 개발은 물론 수개월, 수년이 걸리던 약물 효능 및 안전성 평가를 불과 수초, 수분 만에 마칠 수 있다. 신약 실패 확률을 낮추고,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K-멜로디 프로젝트의 성패는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21곳의 참여 기관이 양질의 데이터를 내놓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장치가 없어서다. 참여 기관들이 신약 AI 플랫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더라도 어렵사리 확보한 데이터를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은 별개 문제다. 여차하면 질 떨어지는 데이터만 공유하려고 할 수도 있다. 죄수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 AI 플랫폼 구축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AI 신약은 우리에게 아직 기회의 땅이다. 사람이 아닌 AI가 약물 구조를 설계한 AI 신약들은 아직 임상시험 단계다. 규제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은 사례는 세계적으로 전무하다. K-멜로디 프로젝트가 AI 신약 강국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