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0만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을 때 우리가 이들을 제대로 맞이할 준비가 됐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에어비앤비는 2일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3000만 외래 관광객 유치 등 대한민국 국익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유숙박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매니저는 "지난해 에어비앤비 숙박일 기준 전 세계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서울이 이름을 올렸다"며 "데이터로도 확인되듯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3000만 외래 관광객을 제대로 맞이할 수 있는 공유숙박 제도를 위한 골든 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숙박업 제도는 복잡하고 진입장벽이 높아 공유숙박을 시작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숙박업종 체계는 27가지에 달하고, 제도별 영업 신고 절차와 요건도 다르기 때문이다. 절차 이행까지 경우에 따라 3~6개월가량 소요된다. 에어비앤비가 영업 신고 의무화 정책 도입 후 1년간 유예기간을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음 달부터는 미신고 숙소 퇴출이 예고돼 있다. 방한 여행객은 늘어나는데 숙소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 매니저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외도민업)의 경우, 관광진흥법 및 시행령 등 법령 차원에서부터 문체부의 외도민업 업무지침에 이르기까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도민업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하게 한다는 제한적 취지로 도입됐다. 실거주 의무, 원룸·오피스텔 등 건축물 유형 제한, 내국인 이용 제한 등의 제약이 있다. 업무지침에는 노후 건축물, 주민 동의, 외국어 안내 요건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에어비앤비 측은 법적 근거가 다소 불명확한 조항들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모든 숙박 플랫폼에 영업 신고 정보 제출을 의무화 하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어비앤비는 미신고 숙소 퇴출을 결정했지만 다른 플랫폼 참여가 없으면 국내에서 미신고 숙소를 근절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7월 미신고 숙소 퇴출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달 16일까지 영업 신고 정보와 신고증을 제출하지 않은 숙소는 내년 1월1일 이후의 예약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다만 이후라도 영업신고증을 제출하면 다시 예약받을 수 있게 된다.
예약 차단 시점을 내년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서 매니저는 "갑작스러운 예약 차단은 여행객과 관광업계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연말 외래 방문객과 국내 관광산업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점을 신중하게 조율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은 통상 2개월 이내에 숙소를 예약하는 경우가 많다.
서 매니저는 "오는 10월16일부터 기존 등록 숙소에도 영업 신고 의무화 조치를 전면 시행함으로써 한국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물론 한국 사회에 보다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공유숙박 제도가 개편될 수 있도록 정부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한국 관광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 더 많은 지역사회가 외래 관광객과 연결될 수 있도록 공유숙박의 특성에 맞는 합리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