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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김조민 첫 시집 ‘힘없는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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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김조민 첫 시집 ‘힘없는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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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조민 시인이 첫 시집 <힘없는 질투>(서정시학 펴냄)를 출간했다. 2013년 등단 후 12년 만이다.

    이번 시집에는 64편의 시가 실렸다. 앞부분에 실린 시편들은 시인으로서의 존재 확인과 예술적 자의식을 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잘못 놓인 보도블록처럼’에서는 “발끝에 걸린 보도블록 때문”에 휘청거리며 “부풀어 오른 어둠”에 등을 떠밀리는 현실을 “현현한 울음”과 대비시킨다. 표제작 ‘힘없는 질투’에서는 “세게 쥐면 부서지는 하나의 세계”와 “두 손바닥으로 감싸 쥐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시간”들을 “이토록 다정한 밤”과 “이토록 다감한 밤”의 은유로 품어 안는다.


    뒷부분에 나오는 시편에서는 삶의 내밀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도시에서 유학하던 아버지의 젊은 시절과 지금의 나를 겹쳐 보여주는 시 ‘감, 잡다’는 ‘감나무 감[?]’과 ‘느낄 감(感)’의 어감을 절묘하게 활용한 작품이다. 이 시에서 “설익은 감”은 아버지의 배고픈 청년 시절을 상징한다. 이 감을 아랫목에 넣어두고 가만가만 만져보는 시간은 “초록 감이 붉게 익는” 과정과 함께한다. 그 손길은 나중에 “엄마의 젖가슴”과 “갓 태어난 내 정수리”를 통해 다음 세대의 가계(家系)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내 바로 전의 생을 조심조심 더듬어 기억해”가는 시인의 손길이 따스하고 정겹다.

    시인은 ‘윗집 아저씨 구두 때문이 아니었다’에서도 “오후 2시쯤 계단을 내려가서/ 새벽 3시쯤 다시 오르는/ 아저씨의 구두”를 통해 “우는 구두가 내 방 앞으로 지나갈 때” “따라 꽝꽝 울”던 “내 방바닥”과 “가슴을 쾅쾅 내리치며 흐느끼는” 세상의 울음들, “모든 울음이 밀려 쌓인 모서리”를 쓰다듬으며 “꿈을 다 버리지 못했을까 봐 멈칫대는 시간”을 위로한다.


    시집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김조민 시인은 내면 경험의 활력을 언어의 그것으로 환치하면서 스스로를 향한 확인과 다짐의 세계를 형상적으로 환기하는 역량을 충실하게 견지하며 그것을 언어의 구체성으로 전환하는 조형 능력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조민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내게 문학은 흔적으로 남는 다양한 삶의 그림자들을 하나둘 지워나가며 곤궁한 시간을 위로해 주는 에너지”라며 “사용하고 사용해도 고갈되지 않는 울림의 화수분을 위해 나만의 기록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유튜브 ‘시읽는고양이’를 운영하며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미래서정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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