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보다 약 4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증가액은 3조6000억원으로 7월(2조8000억원)보다 8000억원가량 불어났다.정부 규제로 주담대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부동산 매매 잔금과 이사 비용 조달 증가로 신용대출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2금융권은 7월 6000억원 감소에서 8월 6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새마을금고 집단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공급대책에 맞춰 추가 규제를 내놓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담보인정비율(LTV) 하향 조정과 주담대 위험가중치 변경, 전세대출 축소 등이 거론된다.
금융권에선 주담대 증가세가 꺾일지 주목하고 있다. 28일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06조6955억원으로 7월 말과 비교해 2조7253억원 늘었다. 7월(4조5452억원)보다 증가액이 1조8199억원 줄었다.
은행들은 기존의 절반으로 줄어든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증가율)을 지키기 위해 신규 주담대 접수를 자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중단하고, 이자 마진에 해당하는 가산금리도 높였다.
주담대 금리만 최근 역주행하는 배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국내 은행의 신규 주담대 금리는 평균 연 3.96%로 6월(연 3.93%)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업대출 금리(연 4.04%)가 거듭 내리막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행들이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수신 금리를 떨어뜨리면서 예대금리차 역시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한은이 집계한 국내 예금은행의 7월 평균 예대금리차는 1.55%포인트로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0.12%포인트 확대됐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