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한 레저용 차량(RV)을 앞세워 미국발 관세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RV는 세단보다 차값이 10%가량 비싼 덕분에 관세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는 차종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미국 공장 생산량을 전년보다 20% 넘게 늘리며 관세 부담 최소화에 나섰다.
31일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가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RV 평균 가격은 7544만원으로 작년 말(7388만원)보다 2.1%(156만원) 상승했다. 사상 최고가다. 2022년(6278만원)과 비교하면 3년 새 20.2%(1266만원)나 뛰었다.
현대차의 RV 판매 가격이 오른 건 딜러에게 주는 인센티브를 늘린 덕분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진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부터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등 중·대형 SUV 신차를 잇달아 내놓은 것도 판매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의 RV 판매 확대 전략은 수출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현대차의 상반기 RV 수출액은 13조339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2조2463억원)보다 8.9%(1조93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승용(세단) 부문 수출액은 8조1787억원에서 5조7490억원으로 29.7% 급감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RV 수출을 늘려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에 따른 수익성 하락 방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연내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미국에 출시한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대형 하이브리드카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앨라배마 공장(HMMA) 17만9900대,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3만7314대 등 총 21만7214대를 생산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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