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태국을 시작으로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한 이른바 '좀비 담배'가 일본 오키나와에 상륙했다.
29일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오키나와현을 중심으로 불법 전자담배 '좀비 담배'를 사용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좀비 담배'에는 전신마취 유도제인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돼 있는데, 이 성분은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며 심한 졸음과 호흡 저하, 저혈압, 메스꺼움 등 부작용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의식 불명에 이를 수 있다.
앞서 오키나와현 경찰은 지난 15일 기노완시에 거주하는 18세 남성의 집에서 에토미데이트 0.2g을 압수하고 체포했고, 이어 20대 남성 2명도 같은 혐의로 검거됐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5월 에토미데이트를 소지·사용 금지 의약품으로 지정했지만, 중국·대만과 인접한 오키나와를 통한 밀반입 시도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온라인에는 '좀비 담배'를 피운 뒤 비틀거리거나 온몸을 떨며 발작하는 모습, 벽에 부딪히거나 길바닥에 쓰러진 채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사례가 적발된 바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액상 전자담배에 에토미데이트를 섞어 유흥업소에 유동한 일당 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홍콩에서 성분을 밀수입해 전자담배 카트리지 987개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총책인 프랑스 남성과 미국 여성 부부는 태국으로 도주해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한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2일 에토미데이트를 비롯해 오남용 우려 물질 2종과 UN이 마약류로 지정한 엔-필로리다노 프로토니타젠 계열 5종 등 총 7종을 마약류로 추가 지정했다.
이에 따라 수입·유통·투약 전 과정에서 실시간 관리·감독이 가능해졌다. 다만, 이미 퍼져있는 불법 유통망을 완전히 차단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