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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네이버 출신 장관의 '숨겨진 보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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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네이버 출신 장관의 '숨겨진 보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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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겨진 보석은 돌덩이일 뿐입니다.”

    지난 28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취임 후 한 달간 소회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한 장관이 ‘돌덩이 보석론’을 꺼내 든 이유는 이렇다.


    중기부 올해 예산은 15조2000억원(본예산 기준) 규모로 직원이 두 배 이상인 산업통상자원부(11조4000억원)보다 4조원 가까이 많다. 이 매머드급 예산으로 830만 개 중소기업과 483만 개 벤처기업, 766만 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천 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부 정책을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불만이 넘쳐난다. 한 장관이 취임 후 13회 현장 간담회를 한 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책 수요자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활용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한 이유다.


    한 장관은 이런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기부 자체의 디지털전환(DX)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국내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출신 장관이 임기 중 꼭 하겠다고 제시한 핵심 과제 8개 중 3개를 중기부 자체 혁신에 할애했다.

    네이버 혁신이라면 모를까 정부 내부 혁신은 일반 국민이 관심을 둘 만한 화두는 아니다. 그럼에도 한 장관은 중기부의 방대한 자원을 적극 활용하려면 내부 쇄신을 선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방치된 정부 데이터에 관한 두 가지 예를 들었다.


    하나는 3만 개에 달하는 스마트 제조업체 정보다. 정부는 10여 년간 스마트공장 사업을 추진하며 도입 기업 현황부터 성과, 문제점을 담은 자료를 축적했지만 이 모든 데이터가 독립 파일로 산재해 있다. 둘째는 콜센터를 통해 연간 40만 건 넘게 접수한 소상공인 애로사항 음성 파일이다. 한 장관은 “이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데이터화하고 분석하면 좀 더 정교하게 정책을 설계해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또는 정부 스스로 보유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동안 누누이 제기돼 온 문제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려 하지 않았다. 순환보직으로 담당 과장이 바뀌면 1~2년마다 축적한 데이터가 ‘리셋’되기 일쑤였다. 재탕 정책이 반복되는 와중에 해당 정책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 보니 매번 똑같은 사람만 지원받는 게 다반사다.


    그런 점에서 한 장관이 주도하는 중기부 자체 DX가 성과를 내면 그간 반복돼온 비효율적 지원을 줄이고 정책 체감도를 높일 수 있다. “보석을 돌덩이로 보이지 않게 하겠다”는 한 장관의 도전이 성공할지 많은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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