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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서 미안"…'불닭' 불티나더니 결국 증권사들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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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서 미안"…'불닭' 불티나더니 결국 증권사들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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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K푸드·K뷰티의 각각 대장주인 삼양식품과 에이피알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글로벌 주요 경쟁사들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주식시장은 만년 저평가란 인식을 깨고, 글로벌 무대에서 K프리미엄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양식품 주가는 올 들어서 109.9% 올랐다. 주가 상승으로 삼양식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4배를 기록했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식품사인 코카콜라(23배)를 비롯해 2위 네슬레(17배), 3위 펩시코(18배), 4위 유니레버(17배), 5위 몬델리즈(21배)를 모두 뛰어넘는 수준이다. 국내 식품사가 글로벌 식품사 1~5위 PER을 모두 제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PER은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숫자로,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높은 업종이나 기업일수록 높다.




    K뷰티 대장주로 등극한 에이피알도 12개월 선행 PER이 26배다. 글로벌 뷰티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로레알(프랑스·31배)에 버금간다. 바이어스도르프(독일·23배), 고세(일본·22배) 등 대표적인 뷰티 기업들보다 높아졌다.

    이 같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평가는 단순히 미래 실적 기대만 갖고 이뤄지는 건 아니다.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에게 매겨지는 프리미엄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삼양식품과 에이피알 목표주가는 최근 1년 새 각각 130%, 225%씩 높아졌다.


    삼양식품의 외국인 보유율은 18.9%다. 지난해 말 13.6%에서 5.3%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에이피알도 14.0%에서 24.4%로 외국인 보유율이 10.4%포인트 늘었다.

    미래 예상 실적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글로벌 경쟁사들보다도 높아졌다. 삼양식품이 24배로 세계 시가총액 1~5위 식품사들을 모두 제쳤다. 12개월 선행 PER이 26배인 에이피알도 주요 뷰티업체들을 제치고 1위인 프랑스의 로레알(31배)에 근접했다.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지만 실적 전망치도 이에 못지 않게 높아졌다. 삼양식품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보다 57.5% 높아진 5427억원이다. 에이피알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153.8% 높아진 3114억원이다. 내년엔 각각 30.1%, 38.8%씩 영업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수출 데이터도 바꿔놨다.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지난 7월 라면 수출액은 1억3119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0.2% 늘었다. 10년 전(1788만달러)보다 7배 이상 많아졌다. 지난 7월 화장품 수출액도 9억3501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7.3% 많아졌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4배가 됐다.


    성장성이 급격히 부각되면서 이들 기업의 목표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삼양식품 목표주가는 29일 기준 175만원이다. 이날 한 증권사는 사상 최고인 195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1년 전 76만원에서 130%가 올랐다. 에이피알 목표주가는 더 극적이다. 1년 전 8만원에서 이날 26만이 됐다. 3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두 회사에 대해 '못 알아봐서 미안하다'는 문구를 써가면서까지 목표주가를 급하게 올려왔다.


    고평가 논란도 있다. K푸드·K뷰티의 유행을 지나가는 트렌드로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주가 프리미엄은 한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에게 부여돼왔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코카콜라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수출을 늘려가던 1970년대에는 PER이 40배를 넘겼다. 특허 1위 식품사인 네슬레는 2000년대 초반 펫푸드 시장을 선도하면서 PER이 40배를 넘어섰다. 고급 화장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었던 2018년~2021년 사이에는 미국 에스티로더의 PER이 80배를 넘긴 적도 있다.


    관건은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는지 여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삼양식품은 불닭 소스를 필두로 글로벌 브랜드 확장을 선포했다. 미국 중심으로 성장하던 에이피알은 유럽 등으로 유통망을 빠르게 넓히며 제품군도 확장중이다. 뷰티 디바이스 트렌드도 주도중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높은 성장세가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단 점은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핵심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이 단기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시장 지배력을 넓히려는 인수합병(M&A) 조짐도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M&A부서 조직을 격상한 뒤, 해외 인수 대상을 다각도로 물색중이다. 동원산업도 최근 대형 M&A 추진 의사를 나타냈다. 에이피알과 경쟁하는 국내 뷰티 업체들도 M&A를 통한 확장을 준비중이다. 최근 LG생활건강이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배경도 뷰티 사업 확장을 위한 현금 확보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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