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9일 13: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을 필두로 외국계 사모펀드(PE) 운용사들까지 뛰어들어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전날 예비입찰 참여자들에게 숏리스트(인수 적격 후보) 선정 사실을 통보했다. 이번 숏리스트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을 비롯해 복수의 외국계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사실상 인수전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파이낸셜은 계열사인 대신증권(9.13%)과 대신에프앤아이(3.26%)가 이미 이지스자산운용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인수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본입찰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대체투자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찌감치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자문사로 선임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힘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 역시 모기업 태광그룹이 최근 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에 잇따라 도전하고 있어 이번 인수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태광그룹은 올해 태광산업을 앞세워 애경산업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창업주 고 김대영 회장의 부인 손화자 씨(12.4%)와 주요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을 포함한 약 66%다.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지분 100% 기준 8000억~8500억원으로 평가한다.
매도인 측은 오는 10월께 숏리스트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해 최종 인수 후보자를 가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흥국 등 보험사들이 대체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인만큼 이지스 인수의 전략적 의미가 클 것"이라며 "제시 인수가와 향후 운용 인력 이탈 방지를 위한 방안 등이 인수전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누적 운용자산(AUM) 65조8000억원을 굴리는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작년 말 기준 매출 4182억원, 영업이익 825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펀드 수탁고는 27조원으로 시장 점유율 14.5%에 달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