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개관 25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화 ‘극장의 시간들’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 영화는 다음달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다.씨네큐브는 태광그룹 미디어 계열사 티캐스트가 운영하는 예술영화관이다. ‘극장의 시간들’은 극장이라는 공간과 예술영화의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제작됐다. 영화는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와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 등 두 개 단편으로 구성된 앤솔로지 형식의 작품이다. 각 단편은 극장을 매개로 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 관람과 영화 만들기의 본질적 경험을 탐색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한 이 감독의 ‘침팬지’는 미스터리한 침팬지 이야기에 빠져드는 세 영화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김대명과 이수경, 홍사빈, 가수 원슈타인 등이 출연한다. ‘우리들’ ‘우리집’ 등으로 이름을 알린 윤 감독의 ‘자연스럽게’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분투하는 어린이 배우들과 감독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고아성이 극중 감독 역할을 맡았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엔 ‘극장의 시간들’ 외에 유종석 감독의 ‘미아’, 양종현 감독의 ‘사람과 예술’, 정용기 감독의 ‘완벽한 집’, 민규동 감독의 ‘파과: 인터내셔널 컷’ 등이 초청됐다.
씨네큐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영화관이다. 2000년 개관 이후 한국 영화 문화의 질적 성장과 다양성 증진에 기여했다. ‘극장의 시간들’은 25년간 축적한 문화적 자산과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고, 젊은 창작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영화관의 가능성 확장을 시도한 결과물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퍼펙트 데이즈’ 등 작품성 높은 예술영화를 수입·배급한 티캐스트가 처음 제작한 작품이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극장의 시간들’ 감독과 출연진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무대 인사 등도 진행된다. 영화는 내년 상반기 극장에서 개봉한다. 박지예 씨네큐브 팀장은 “예술영화관의 역할을 더 확장해 창작자와 관객을 연결하는 다양한 기획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