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인천공항공사가 28일 열린 2차 조정기일에 불참하면서다. 인천지방법원은 양측의 의견 합치가 어렵다고 보고 강제 조정을 결정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오후에 예정된 면세점과의 갈등조정회의에 불참했다. 법원은 양측 의견을 심사숙고해 강제조정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정안 제시까지는 일정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원의 강제조정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면세점 측은 강제조정안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공사 측과 최종 협상을 시도하면서 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통해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거나, 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하는 방안 등이 예상된다.
면세점 철수 시 면세점당 1900억원 수준의 위약금이 발생한다. 그러나 매달 60억∼8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데다 장기간 소송을 하는 것도 피해가 커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상당한 무게를 두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공사는 법적 싸움으로 이어지더라도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철수하면 유력한 입점 후보로는 롯데면세점과 앞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했던 중국 CDFG가 꼽힌다.
다만 CDFG는 중국 국영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국내 면세기업과의 합작법인(JV) 형태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지난 4∼5월 각각 인천지방법원에 공사를 상대로 1·2 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내용의 조정신청을 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 부진, 개별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 고환율 등으로 인해 면세점 이용자가 급감해 현재의 임대료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면세 업황이 예상보다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객 1인당 고정 단가로 산정되는 임대료로 인해 재정 부담이 크다며 40%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여객 수에 객당 임차료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출하는 만큼 공항 이용객 수가 늘면 임차료도 늘어난다. 그러나 면세업계는 공항 이용객 수 증가에도 면세점 매출이 늘지 않자 임차료 경감을 요청했다.
공사는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제기한 임대료 인하와 관련해 배임 또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소지와 타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조정요청 미수용' 입장을 고수해왔다.
공사는 "법률 자문 결과 신라·신세계가 조정 신청 근거로 제시한 민법 628조의 차임 감액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정에 응할 경우, 배임 또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소지와 타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차 조정 직전 면세점 측은 임대료 인하율을 기존 40%에서 30∼35%로 낮춘 의견서를 제출하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공사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