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부산을 가서, 부산에서 논 다음에 기착지에서 충전하고 돌아올 수 있는 주행 성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정주환 현대차 MSV프로젝트팀 연구원은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아이오닉6 테크 토크 데이에서 기존 아이오닉6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더욱 늘린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신형 아이오닉6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롱레인지 기준 562㎞로, 전작 대비 38㎞ 늘었다.
정 연구원은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내부적으로 도전적인 과제였다"며 "배터리가 늘어남에 따라 차량 중량 관점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다양한 요소를 접합하고 주행 최적화가 이뤄지다 보니 목표였던 562km를 결국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물방울 모양 착안"...공기저항계수 최소화
신형 아이오닉6 롱레인지 모델은 84kWh의 4세대 배터리를 장착했다. 전작 77.4kWh 대비 늘어났다. 롱레인지 모델 뿐만 아니라 스탠다드 모델도 63kWh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전작 대비 70㎞ 늘어난 437㎞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배터리가 커지면 차량 중량에 부담이 돼 전비에도 영향을 주지만 배터리 밀도와 패키지의 최적화, 공기저항계수 개선 등과 같은 기술적 보완으로 주행거리를 전작 대비 크게 끌어올렸다.
신형 아이오닉6의 공기저항계수는 양산차 중 가장 낮은 수준인 0.206에 불과하다. 아우디 준대형 전기 세단 '더 뉴 A6 e-트론'의 공기저항계수가 0.21이다. 아이오닉6의 공기저항계수를 개선하면서 전작 대비 다양한 변화들이 생겼다.

우선 공기저항계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선형 디자인의 외관은 물방울 모양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의재 현대차 공력개발팀 책임연구원은 "공기역학적 측면에서 보면 물체 형상이 달라진다. 아이오닉6은 물방울 모양에서 착안했다"고 했다. 전작 대비 미묘한 실루엣 변화를 줬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프런트 오버행과 리어 오버행이 확대되면서 샤크 노즈 형상에 따라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면서 "기존의 스포일러를 삭제하고 루프에서 오는 유동을 최대한 차량에 붙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연구를 통해 불필요한 와류를 삭제해 전방으로 이어지는 최적의 스트림 라인을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플랩, 덕테일 스포일러, 에어 커튼, 에어로 휠 등 공기역학적 설계도 적용됐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도 유선형으로 만들어 기존 대비 2%의 공기 저항을 절감했다. 이 연구원은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플랩은 플랩이 닫힌 이후에도 다시 밀어주는 밀폐력을 높이는 새로운 모션을 추가했다"라며 "이에 따라 주변 틈새로 공기가 새어나가는 현상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부드러운 승차감, 정숙성...나무랄데 없는 전기 세단
이날 신형 아이오닉6을 타고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경기 양주시에 위치한 한 카페까지 왕복 약 70㎞를 달려봤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회생제동 시스템이다. 내연기관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회생제동 이질감이 크게 없었다.특히 낮은 턱이나 방지턱을 지나갈 때 충격이 흡수되면서 편안한 주행을 돕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정숙성이 우수한데, 거기다가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아 운전에 몰입할 수 있었다. 전작 대비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를 개선했고, 여기에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 흡음 면적을 넓힌 전면 불리어 플로어 카펫, 최적화된 흡음 타이어 등을 탑재한 것이 그 비결이다.
신형 아이오닉6에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도 탑재됐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과 신형 넥쏘에 이 장치를 최초 탑재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캐스퍼 일렉트릭과 달라진 점은 감지 영역 거리가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각종 레이더를 바탕으로 감지하고 주행 안전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부연했다.
고양=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