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8일 14: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건설 자회사 포스코이앤씨 근로자 사망사고 이후 정부가 건설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면서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중대재해로 건설사의 신용도가 하락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시공순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A등급 이하 포스코이앤씨(A+) GS건설(A) 롯데건설(A) 대우건설(A) 등은 최근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롯데건설이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한 건의 매수 주문도 접수되지 않아 전량 미매각됐다.
이후 포스코이앤씨의 사망사고까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는 한층 더 냉각됐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회사채 관계자는 “GS건설 등 일부 A등급 건설사가 회사채로 자금조달을 원하고 있지만, 분위기 돌아설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평사들도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정부의 제재 수준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상반기 회사채 조달은 성공적이었다. 지난 4월 총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83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달에만 2년물 유통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오를 정도로 투자심라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건설사는 사모시장이나 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우회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2월 대출채권 유동화로 2000억원을 조달했고, 이달에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1조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어 지난 3월 500억원 규모, 연 7.5%의 사모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건설(AA-)이나 SK에코플랜트(AA-) 등 AA등급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모기업의 자금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건설사 대비 신용도가 한 단계 더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현대건설은 2000억원 모집에 약 1조9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