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부가 정상 간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진 원자력 협력 방안에 대해 곧바로 후속 논의에 들어갔다. 양국은 원전 기업 간 협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27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진아 제2차관은 이날 부산에서 제임스 댄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과 ‘한·미 원자력 협력 차관 협의’를 열고 원자력 협력 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댄리 부장관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너지장관회의 참석차 방한 중이다.
김 차관은 “원자력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심화함으로써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해 나가자”고 했고, 댄리 부장관은 원자력 협력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논의를 했다”며 “앞으로 원자력 협력과 관련한 양국의 추가적인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도 정부 차원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엑스에너지·아마존웹서비스는 SMR 설계·건설·운영·공급망 구축·투자 및 시장 확대 협력에 관한 4자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수원은 미국 우라늄 농축 공급사인 센트러스의 우라늄 농축 설비 구축 투자에 공동 참여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민간 에너지 개발사업자 페르미아메리카와 텍사스주의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MOU를 체결했다.
다만 이날 협의에서 한국의 독자적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능력 확보 등을 골자로 하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제3국 시장 진출에 대한 협력 방안과 원전 크기가 대형에서 소형으로 변화하는 추세 등 새로운 원자력 시장에 한·미가 어떻게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