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와 관련해 수천억에서 수조에 이르는 파라미터 규모의 초거대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기술적 목표를 세웠다.
양승현 SK텔레콤 AI R&D 센터장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7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최신 글로벌 AI 모델의 95% 이상의 성능에 달하는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수조개 이상의 토큰을 학습하는 수조 파라미터 규모의 초거대 모델을 구축하고 최신 구조인 전문가 기반 혼합(MoE) 방식을 도입해 학습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CTO는 "최종적으로는 독자적인 포스트 트랜스포머 모델을 만들어 성능·효율성 모두 세계 최고들과 경쟁할 만한 수준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네이버, LG, NC, 업스테이지 등과 함께 해당 프로젝트 정예팀으로 선정됐다. SK텔레콤은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등 게임, 반도체 등 여러 산업의 참여사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의 목표도 명확히 언급했다. SK텔레콤은 기존 언어 중심 모델을 넘어 차세대 대형 옴니모달 'K-AI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양 CTO는 "텍스트, 음성, 이미지, 비디오, 그리고 나아가 행동(에이전트)을 융합하는 이 모델은 인간과 보다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AI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며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능형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는 6개월마다 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2개 팀을 선별한다. 오는 12월 첫 평가까지 약 3개월 정도가 남은 상황. 양 CTO는 "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의 95% 성능을 증명해야 한다"며 "축적한 기술력, 사명감, SK텔레콤의 실행력을 무기로 경쟁력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AI 모델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AI 주권을 확립하고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책임질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라며 "이것은 SK텔레콤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