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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시작일 뿐…모든 것이 토큰화된다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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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시작일 뿐…모든 것이 토큰화된다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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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행정부는 크립토를 탄압했다. 오랫동안 억눌린 크립토 업계는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원했다. 미국은 빚이 많고 돈이 매우 필요하다. 다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과 크립토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해답을 찾아냈다.


    정부 출범 후 7개월간 미국의 행정, 사법, 입법은 모두 크립토의 손을 들어 주었다. 백악관은 행정명령으로 방향성을 잡고, 관계부처에 빠르고 강력한 규제개혁을 지시했다. 법원은 오랫동안 계류 중이던 크립토 관련 주요 소송들을 마무리 지었고, 의회는 지니어스 법안, 클레러티 법안 등을 빠르게 통과시키며 크립토 산업에 법적 명확성을 주었다. 미국의 수많은 메이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발표했다.

    지난 7월 말, 미국은 ‘금융 시장의 온체인화’라는 다음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와 크립토 업계, 금융기관들이 모든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상에서 거래하는 금융의 혁명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취임 이틀 후인 1월 23일, 백악관은 ‘디지털 금융 기술에서의 미국의 리더십 강화’라는 행정명령에서 △디지털 자산에서의 미국 리더십 촉진, △디지털 자산 시장 실무그룹 설립 및 국가 디지털 자산 비축분 창설 추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금지,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 지원, △바이든 시대 정책 철회 등을 지시했다.

    지난 7월 17일 같은 제목의 166페이지 분량 보고서를 발행한 백악관은 △디지털 자산 및 블록체인 기술이 미국의 금융혁신과 경제 성장, 글로벌 리더십에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술 혁신을 억제하는 기존 규제 대신 명확하고 기술 중립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모든 금융기관과 시민이 평등하게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 ‘디뱅킹’ 그림자 규제를 종료했다. 또한, △바이든 정부 시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무분별한 증권성 소송 등 산업 탄압에 대한 제도 개선도 명시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크립토 산업의 성장을 저지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일부터 강력한 개혁에 착수했는데, 특히 7월 31일 폴 앳킨스 위원장은 미국우선정책연구소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17일자 백악관 보고서를 언급하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오늘 저는 ‘프로젝트 크립토’의 출범을 발표합니다. 이는 미국의 금융 시장이 온체인으로 옮길 수 있도록 증권 규칙 및 규정을 현대화하는 위원회 차원의 이니셔티브입니다.”


    앳킨스 위원장은 이 연설에서 △토큰화 금융자산의 미국 내 거래 허용, △증권, 비증권, 기존 금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슈퍼 앱’ 모델 허용,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등 탈중앙화 금융(DeFi) 모델에 합리적 규칙 제정, △제도개선을 통해 온체인 증권시장 육성 등도 약속했다.

    다음 날인 8월 1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백악관 보고서 권고사항을 구현할 ‘크립토 스프린트(crypto sprint)’ 출범을 발표했으며, 21일에는 이를 위해 시장 참여자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다. “디지털 자산의 즉각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증권거래위원회의 프로젝트 크립토와 협조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리더십을 위한 행동 촉구에 응답할 것이다. 의견 수렴 절차는 CFTC가 대통령 지침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레버리지, 마진 또는 자금 조달을 통한 소매 거래와 관련된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백악관은 행정명령과 보고서를 통해 크립토 산업의 육성과 진흥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고, 의회는 지니어스 법안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대한 법적 명확성을, 클레러티 법안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 감독 권한을 정리했으며, 두 기관은 각각 ‘프로젝트 크립토’와 ‘크립토 스프린트’로 강력한 규제 개혁과 산업 육성을 추진한다. 그리고 이들의 목표 지점은 앳킨스 위원장이 명확하게 말했듯, ‘금융 시장의 온체인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블록체인상에서 거래되듯, 주식, 채권, 펀드, 환, 원자재, 파생상품 등 거래되는 모든 금융자산이 블록체인상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연례 주주 서한에서 “모든 주식, 모든 채권, 모든 펀드 - 모든 자산 - 은 토큰화될 수 있다(Every stock, every bond, every fund?every asset?can be tokenized)”라며, “토큰화된 펀드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대중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미국 최대 디지털 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가 최근 ‘모든 것의 거래소(Everything Exchange)’를 표방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로빈후드(Robinhood)는 이미 테슬라 등 인기 있는 주식을 토큰화해서 자사 플랫폼에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금융시장이 온체인으로 진화할 경우, 자산은 토큰화되어 디지털 자산이 될 것이고 거래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미국 행정부의 전략적 방향성과 일치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시장의 온체인화는 더 많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쓰이게 할 것이고, 미국 정부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수요확장을 통해 국채 수요를 촉진하고 달러 패권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인가에 소극적이었던 국가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금융청이 JPYC의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올 가을 인가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17일에 보도되었으며, 가상자산을 강력하게 단속하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추진해 온 중국에서도 홍콩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유통이 시작될 것이라는 보도가 22일 나왔다. 미국이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온체인 금융시장을 선점하려는 시도에 대한 대응이라고 추측한다.

    이제 우리는 자문해야 한다. 우리는 이 변화에 자유로울까? 미국과 중국, 일본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미국이 금융과 외환, 지급결제 시장을 온체인으로 옮긴다면 우리는 그 변화를 외면하거나 저항할 수 있을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이슈가 시작될 때부터, ‘블록체인상에 원화는 존재해야 한다’라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세계지도에 한국이 표시되어야 하듯, 인터넷상에 한글이 표시되어야 하듯, 온체인 시장에는 원화가 존재해야 한다. 금융시장이 온체인으로 이동했을 때 원화가 금융시장에서 멸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주권 측면에서 중요한 이유다.
    이렇게 거대한 변화가 공식 발표되었는데도 아직 우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자금세탁 악용 가능성이나 자본통제의 어려움, 은행 수익률 감소 등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켜 온 금융의 질서 안에서 그런 비판은 타당하다. 그러나, 백악관의 주도로 시장의 체제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원리원칙을 충실히 지키다가 새로운 시대에 도태되어 버릴 위기다.

    구한말, 서양 문물은 성리학적 가치를 어지럽혀 조선의 존립을 뒤흔든다는 것이 위정척사파의 논거였다. 조선에서 태어나 성리학을 공부한 선비들은 마땅히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백여 년이 지난 오늘날, 위정척사파가 허비한 시간이 조선에 어떤 결과로 되돌아왔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코빗 리서치센터 설립 멤버이자 연구위원이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과 개념을 쉽게 풀어 알리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략 기획,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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