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국 기업들은 1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1500억달러는 국내 기업이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금액으로, 지난달 31일 관세 협상 타결 당시 3500억달러(약 488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대미 투자펀드와는 별개다.지난 3월 21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현대차그룹은 로봇 공장 설립 계획을 추가하며 대미 투자액을 260억달러로 늘렸다.
현대차는 추가 투자액으로 미국에 연간 3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로봇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이곳에서 그룹 산하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폿과 이족 보행로봇 아틀라스, 물류 자동화 로봇 스트레치 등을 생산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한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 규모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저탄소 고품질 강판을 생산해 자동차를 비롯한 미국 핵심전략 산업에 공급한다.
대한항공은 2030년대 말까지 362억달러를 투입해 보잉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하고, 136억9000만달러를 들여 GE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기 엔진 등을 구매하기로 했다.
한·미 경제계는 이날 11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HD현대는 서버러스캐피털 등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MOU를 맺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텍사스 인공지능(AI) 캠퍼스에 들어갈 소형모듈원전(SMR) 기자재 제작에 참여하기로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