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통일교가 김기현 의원의 당 대표 선출을 지원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특검팀은 배후에 김 여사가 있다고 보고 전날 조사에서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해당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통일교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정황이 담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과 전씨 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에는 "당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지가 오간 시점은 경선 진출자를 가리는 투표일 전인 2월 10일로, 실제로 김기현 의원은 당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의원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메시지에는 '누구'의 지시라는 명시적 문구는 없지만, 특검팀은 전씨가 김 여사에게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고했고 이후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윤씨와 전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정황도 파악한 바 있다. 당시 윤씨는 문자메시지로 전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로 필요한가요"라고 물었고,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이라며 권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후 지원 대상을 김 의원으로 변경한 게 아니냐는 게 특검팀의 추측이다.
특검팀은 윤씨가 전씨를 통해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등을 청탁하면서 김 여사를 캄보디아에 데려가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2023년 12월 초 윤씨가 전씨에게 "내년 1월에 캄보디아에 같이 들어가자"라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전씨는 이에 "여사님이 총선 전엔 해외 금지령을 내렸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전날 김 여사에게 이러한 문자메시지 내용을 제시하며 김 여사를 추궁했고, 김 여사는 "그게 가능합니까"라고 반문하며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해당 문자메시지는 윤씨와 전씨의 일방적인 대화 내용일 뿐이며 김 여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거리를 두고 있다.
전씨 역시 특검 수사에서 "윤영호에게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27일 김 여사를 5차 소환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구속 만기를 고려해 29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씨 역시 같은 날 2차 소환할 예정이다. 다만 김여사 측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하루 늦은 28일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