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에서 로봇·바이오주들 주가가 오르고 있다.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과 함께 정책 수혜 가능성이 겹친 영향이다.
로봇·바이오주 줄상승
25일 코스닥 시장에서 로보티즈는 19.31% 오른 10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기업의 역대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장중 10만44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기업은 로봇을 움직일 수 있도록 모터·제어·감속기를 아우른 액츄에이터를 생산한다. 다른 액츄에이터 기업들인 하이젠알앤엠은 21.71%, 삼현은 15.75% 상승했다.유압로봇시스템을 제조하는 케이엔알시스템은 13.24%, 삼성전자가 최대 주주인 산업용 로봇 제조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0.08% 올랐다. 에스비비테크(10.26%), 씨메스(10.97%), 나우로보틱스(7.68%), 클로봇(7.87%) 등도 줄상승했다.
바이오헬스 관련 기업들도 주가가 상승했다. 에이비엘바이오(8.56%), 보로노이(7.19%), 퓨처켐(5.16%), 리가켐바이오(4.60%), 알테오젠(3.79%), HK이노엔(2.21%) 등이 올랐다.
복강경 수술 로봇을 생산하는 미래컴퍼니는 6.39%, 뇌수술용 의료로봇 기업 고영은 5.34%, 수술·재활치료 로봇기업 큐렉소는 4.20% 올랐다.
금리인하 기대…성장주에 투심 몰려
전 거래일인 지난 22일 외국인 투자자는 로보티즈를 약 146억원어치(순매수 상위 13위), HK이노엔을 102억원어치(순매수 18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74억원어치(순매수 24위) 사들였다.이들 기업은 금리인하 기대 속 순환매 장세에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는 게 금투업계의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퍼진 시기엔 로봇주, 바이오주를 비롯한 성장주에 투심이 몰린다”며 “로봇주나 바이오주 등 아직 초기 시장을 주로 공략하는 연구개발(R&D) 중심 기업들은 금리가 떨어지면 이자 부담이 줄고, R&D를 위한 자본 조달도 보다 쉬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 "휴머노이드 로봇·바이오헬스 키운다"
정책 수혜 기대도 작용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22일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피지컬 인공지능(AI) 1등 국가’ 목표로 7대 과제에 ‘휴머노이드 로봇산업 3대 강국 도약’을 포함했다. 물류 분야를 시작으로 제조, 건설 등 산업 전반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극 도입한다는 구상이다.로봇주 상승은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영향도 받고 있다. 법안이 통과하자 일각에서 기업들이 노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로봇과 자동화 설비 도입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정부는 바이오산업도 키울 방침이다. 향후 5년간 AI와 함께 적극 육성할 분야로 바이오를 꼽았다. 의료AI·바이오헬스 등 미래전략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제약·바이오 산업을 'AI 등 신산업 집중육성 10대 과제' 중 하나로 지목하며 "5대 바이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한 국가투자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리인하 방향 확실치 않아…'공세적 매집'보다 점진 접근이 효율적"
다만 증권가에선 방망이를 짧게 잡으라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 기대에 성장주를 사들이기엔 아직 미국 물가·고용지표 등 추이가 확실치 않아서다.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나올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고,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까지 가속한다면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다시 불확실해질 수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포지션을 공세적으로 늘리는 것보다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9월 금리 인하를 재개하더라도 최종 금리는 기존 시장의 예상보다 덜 하락할 수 있다”며 “9월 FOMC 회의로 다가갈수록 시장의 통화정책 기대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