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에서 정말로 많은 재일 동포들이 억울하게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가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영구히 배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은 "100년 전 아라카와 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그리고 여전히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골들의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다시는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아리카와는 1932년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이 이뤄진 곳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양자 방문국으로 첫 일본을 찾은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며 "뜻깊은 방문에 첫 공식행사로 동포 여러분을 뵙게 돼서 특히나 더 의미가 깊다"고 했다.
이어 "아픔과 투쟁, 극복과 성장을 반복한 이 굴곡진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굽이굽이마다 우리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며 "관부연락선, 군대환을 타고 바다를 건너와서 고된 노동을 견디면서도 꿋꿋이 삶을 이어갔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존경심이 저절로 생겨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언제나 빛나는 애국심을 발휘해 주신 동포 여러분의 애국심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국내 체류 해외 동포는 물론이고, 해외에 계신 우리 국민 동포 여러분의 안전과 권익 보장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확고하게 나아갈 것"이라며 "모국에 대한 성원과 지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긍지와 자부심이 더욱 빛날 수 있는 자랑스럽고 든든한 조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도쿄=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