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의 한 가이드가 폭염 속 콜로세움 관광 안내를 하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 충격에 휩싸인 가이드들은 관광지 운영 시간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피가로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께 콜로세움에서 관광객들을 안내하던 조반나 마리아 잠마리노(56·여)가 쓰러졌다.
관광객들과 구조대가 즉시 심폐소생술에 나섰지만, 그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잠마리노의 사망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콜로세움은 20일 저녁 9시에 소등했다.
앞서 이탈리아 공인 가이드 협회는 업계 종사자들에게 극심한 더위를 경고하며 "극한 더위는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우리 직업 내에서 주의, 적응, 연대가 필요한 새로운 현실"이라고 당부했고, 몇 주 만에 이 같은 비극이 발생했다.
협회는 "잠마리노의 사망은 가이드 업무가 신체에 미치는 부담을 증명한다"면서 당국에 콜로세움 운영 시간을 변경해 그나마 기온이 낮은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 투어가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콜로세움은 3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오전 8시 30분∼오후 7시 15분까지 개방된다.
협회는 성명에서 "먼저 콜로세움 고고학 공원(콜로세움·포로 로마노·팔라티노 언덕)의 여름철 개장 시간을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6월 초부터 최소 8월 말까지 콜로세움 지역의 운영 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 15분까지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3년간 우리는 전체 공원의 개장 시간을 오전 7시로 앞당기고 폐장 시간을 1시간 늦추도록 요구해 왔다"면서 "이 변화는 방문객이나 가이드, 다른 근로자 등 모든 이의 공중 보건에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지 당국은 가이드 단체의 요구에 대해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